[04-05-2017] 미주 한인사회 젊은층 ‘스트레스성 소비’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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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한인사회 젊은층 ‘스트레스성 소비’ 심각

 

사회초년생 김모씨는 최근 무리해서 독일산 승용차를 구입했다. 주말이면 샤핑을 하고 친구들과 고급 레스토랑에 가서 외식을 자주하는 김씨는 결국 밀린 카드빚으로 고민하다 최근 부모님께 손을 벌렸다. 김씨는 “유학시절에는 한끼 식사비도 아끼곤 했는데 지금은 대부분을 외식으로 해결하고 월급 대부분은 집세를 제외하곤 유흥비 등으로 나간다”며 “일터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나면 ‘내가 이 정도도 못써?’라고 생각하며 충동 소비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최근 직장인들의 ‘스트레스성 과소비’가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미주 한인사회에서도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를 반영하는 ‘시발비용’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는데, 스트레스를 받아 이를 풀기 위해 충동구매와 비슷한 소비행태에 들어가는 비용으로 ‘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쓰지 않았을 비용’이라는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미국에 사는 젊은층 한인들도 특히 눈코 뜰 새 없는 바쁜 일상 속에서 스트레스 해소방안이 딱히 없어 과소비를 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비록 여유가 없더라도 ‘현재의 만족’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어 오히려 역설적으로 소비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20대 직장인 박모씨는 “우리 세대는 어렸을 때부터 치열한 경쟁에 노출되었고 대다수가 돈을 열심히 저축해도 집을 장만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일단 가진 돈을 써서 ‘현재를 즐기자’며 스트레스를 푸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예진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