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한 사유 없는 퇴거 금지’ vs ‘임대인 부담 완화’…시의회, 9월 이후 본격 심의 예정
시카고시가 세입자 보호와 임대인의 권한을 둘러싼 새로운 임대차 규정 개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브랜든 존슨 시장안과 일부 시의원들이 발의한 대안이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브랜든 존슨 시장을 지지하는 주택단체와 시민들은 21일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대인의 퇴거 절차를 강화하는 이른바 ‘정당한 사유(Just Cause) 퇴거’ 조례안의 통과를 촉구했다.
시장안은 임대인이 세입자를 내보내기 위해서는 정당한 사유를 제시하도록 의무화하고, 퇴거 사유에 따라 최대 1만 달러의 이주 지원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벨든 소여 세입자협회의 데번 카슨은 “지난해 시카고 임대인들은 약 2만 건의 퇴거 소송을 제기했다”며 “세입자 보호 장치가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택권익단체들은 이번 조례안이 급격한 임대료 상승과 원주민 축출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법률지원단체 로센터 포 베터 하우징(Law Center for Better Housing)의 미셸 길버트는 “집주인이 특정 지역을 개발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판단해 임대료를 두 배 이상 올리는 사례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젠트리피케이션과 주거 이전을 완화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에 대해 일부 시의원들은 임대인의 부담을 과도하게 늘린다며 반대하고 있다.
36지구를 지역구로 둔 길버트 비예가스 시의원은 지난주 시장안에 맞서는 별도의 조례안을 발의했다.
비예가스 의원은 “이주 지원금은 결국 임대인이 부담하게 되고, 그 비용은 다시 임차인들의 임대료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가 발의한 대안은 ‘정당한 사유’ 규정을 삭제하는 대신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경우 사유에 따라 30일에서 최대 120일까지 사전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소규모 임대인의 기준도 완화했다. 현재는 6가구 이하를 소유하고 직접 거주하는 임대인만 소규모 임대인으로 인정하지만, 새 안은 최대 12가구까지 소유를 허용하고, 건물에 실제 거주해야 한다는 요건도 없앴다.
비예가스 의원은 “자가 거주 주택을 보유한 소규모 임대인이 추가로 건물을 구입해 임대사업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입자 단체들은 이 같은 기준 완화가 기존 세입자 보호 장치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길버트 변호사는 “플로리다에 있는 유한책임회사(LLC)가 시카고 콘도를 12채 소유하더라도 소규모 임대인으로 분류돼 기존 법률의 기본적인 규제를 적용받지 않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카고 시의회는 이번 주 회의를 끝으로 여름 휴회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두 조례안 모두 최소 오는 9월 이후 본격적인 심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점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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