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진학 멘토링 미끼로 여대생 접근…의사면허 정지 후 파키스탄 병원 활동 정황도
시카고의 한 전직 족부 전문의가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여대생들을 상대로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민사소송이 제기된 가운데, 피해 학생들에게 200만 달러의 합의금이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두 명의 시카고 지역 대학생은 전 족부 전문의 아심 쿠레시와 그가 근무했던 미시간 애비뉴 포디애트리(Michigan Avenue Podiatry)를 상대로 각각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에 따르면 쿠레시는 2024년 6월부터 건강과학이나 족부의학 분야에 관심 있는 대학생들에게 비즈니스 전문 소셜미디어인 링크드인(LinkedIn)을 통해 먼저 연락을 취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대학원 진학과 취업을 도와주겠다며 병원에서 의료 현장을 체험하는 ‘섀도잉(Shadowing)’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학생들의 변호사인 댄 커슈너는 “쿠레시는 학생들에게 먼저 연락해 ‘연결하고 싶다’며 접근했다”며 “자신의 전문성과 인맥을 이용해 대학원 입학과 취업을 도와주겠다고 약속하며 신뢰를 쌓았다”고 설명했다.
법원 서류에 따르면 ‘제인 도 2’로 표기된 학생은 2024년 6월 18일 시카고 다운타운 병원을, ‘제인 도 1’은 11일 뒤 북서부 지점을 방문했다.
두 학생은 쿠레시가 진료실에서 단둘이 있는 상황을 만든 뒤 성적인 발언을 했으며, 물리치료 시범을 보여준다는 명목으로 엉덩이와 허벅지, 사타구니 부위를 부적절하게 만졌다고 주장했다.
커슈너 변호사는 “학생들이 제지하지 않았다면 행동 수위는 계속 높아졌을 것”이라며 “조금씩 선을 넘으면서 어디까지 허용되는지를 시험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리노이주 재정·전문직규제국(IDFPR)은 2025년 1월 비전문적 행위, 성희롱, 비위생적인 진료 환경 등을 이유로 쿠레시의 의사면허를 최소 3년간 정지했다.
민사소송은 병원 측 보험회사가 200만 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합의됐지만, 쿠레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형사 기소되지는 않았다.
전직 FBI 사이버범죄 수사관 토드 캐럴은 “링크드인처럼 전문직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도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전문가라는 신뢰를 이용해 접근한 뒤 이를 배신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쿠레시는 현재 미시간 애비뉴 포디애트리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상태다.
그러나 그는 최근 파키스탄의 한 병원이 제작한 홍보 영상에 ‘족부 전문 컨설턴트’로 소개되며 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학생들의 변호인은 “의사이자 멘토로 믿었던 사람에게 신뢰를 배신당한 경험은 이후 남성 의사나 남성 멘토를 믿기 어렵게 만드는 깊은 상처를 남긴다”고 말했다.
두 피해 학생은 현재 대학을 졸업한 뒤 각자의 진로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점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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