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아동 수천 명 법률대리… 해당 로펌 변호사들, 이민법 전문 분야 기재 없어 논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정부가 부모 미동반 이민 아동 수천 명에게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텍사스의 소규모 로펌에 맡기기 위해 1억5천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연방관보에 게재된 공고에 따르면 국토안보부는 텍사스주 휴스턴에 본사를 둔 한 로펌에 1억5천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수여할 계획이다. 이 계약은 이민 절차와 심리 과정에서 자격을 갖춘 이민 아동들에게 법률 안내와 상담, 변호사 선임 및 법률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특히 해당 로펌은 직원이 26명에 불과하고 전국 8개 사무실을 운영하는 소규모 업체로 알려졌다. 회사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소속 변호사들의 주요 업무 분야는 행정법, 화이트칼라 범죄 변호, 상업소송, 증권소송 등이며, 이민법을 전문 분야로 명시한 변호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이민 아동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법률지원 사업을 이민법 경험이 부족한 것으로 보이는 로펌에 맡기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해당 로펌의 공동 설립자 가운데 한 명은 과거 트럼프 행정부에서 환경보호청과 내무부에 임명돼 근무했던 인사로 알려졌다. 또 다른 공동 설립자는 지난해 말 환경보호청 고위직에 임명돼 인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로펌은 보도 시점까지 계약 추진과 관련한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이번 계약 추진은 기존 아동 법률지원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지난 2023년 말 이민자 권익 옹호단체인 아카시아 법률센터는 연방정부의 이민 아동 프로그램의 주계약자로 선정돼 100개가 넘는 법률·서비스 제공기관과 하청계약을 맺고 2만 명 이상의 이민 아동에게 법률대리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기존 계약을 수행했던 법률서비스 기관들은 연방정부가 약 6천500만 달러에 달하는 미지급 법률서비스 비용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들 기관은 연방정부가 이민 아동의 신원과 법률 사건에 관한 기밀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비밀유지 의무와 법적 특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연방정부는 기존 주계약자 측에 새로운 계약을 받을 기회를 제시했지만, 이민 관련 구제 신청서를 제출할 때 정부에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비용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대리하는 아동에 대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는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기존 법률서비스 제공기관들은 정부가 요구하는 자료가 의뢰인별 개인정보와 법률상 보호되는 기밀 정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이 강화되는 가운데 이민 아동과 이들을 후원하는 보호자들에 대한 단속도 강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연방 이민당국 요원들이 워싱턴 지역에서 이민 아동에게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부 비영리단체 사무실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연방정부가 미국 내 부모 미동반 이민 아동을 추적하도록 이민당국에 지시했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이번 1억5천만 달러 계약이 최종 확정될 경우 정부 구금 상태에 있는 이민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법률지원 체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이민법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알려진 소규모 로펌이 수천 명의 이민 아동을 상대로 법률대리 업무를 수행하게 될 경우, 서비스의 전문성과 아동들의 법적 권리 보호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점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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