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민영 인턴기자의 운전면허 패스 정복기]
이론 30시간·실기 6시간·주행 연습 50시간… 면허까지 10개월
“운전은 자유가 아닌 책임을 배우는 과정”
교실과 집을 오가던 10대의 일상에 ‘운전’이라는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 부모님의 차 뒷좌석에서 벗어나 직접 운전대를 잡는다는 것은 청소년에게 단순히 이동 범위가 넓어지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운전면허를 손에 넣기까지의 과정은 생각보다 길고 복잡하다. 이론 수업과 허가증 시험, 실기교육에 이어 최소 9개월의 대기 기간과 50시간의 주행 연습까지 거쳐야 한다. 처음에는 여러 요건과 절차가 막막하게 느껴졌지만, 하나씩 단계를 밟아가면서 운전은 자유뿐 아니라 책임을 배우는 과정이라는 사실도 깨닫게 됐다.
2025년 8월 운전교육을 시작해 2026년 6월 면허증을 받기까지, 약 10개월 동안 기자가 직접 경험한 운전면허 취득 과정을 단계별로 정리했다.
① 첫 단계는 30시간 이론 수업
운전면허 취득을 위한 첫걸음은 운전학원 등록이다. 운전학원마다 수강할 수 있는 연령 기준은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만 15세가 되면 운전교육 과정에 등록할 수 있다.
수업 기간은 학원 일정에 따라 짧게는 3주, 길게는 15주까지 다양하다. 일리노이주에서 청소년이 운전 연습 허가증(Instruction Permit)을 취득하려면 반드시 30시간의 이론 수업을 이수해야 한다.
이론 수업에서는 교통표지판과 도로 주행 규칙, 안전운전 방법 등 실제 운전에 필요한 기초 지식을 배운다. 운전대를 잡기 전 도로 위에서 지켜야 할 기본 원칙부터 익히는 과정이다.
② 허가증 시험, 일찍 볼수록 유리
운전 연습 허가증 시험은 이론 수업을 모두 마친 뒤 치를 수도 있지만, 많은 학생이 수업 초반에 응시하는 편이다. 기자도 수업을 시작한 지 3주 만에 시험을 봤다.
시험에서는 주로 교통표지판을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지, 기본적인 도로 주행 규칙을 이해하고 있는지를 평가한다.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충실히 복습하면 어렵지 않은 수준이다.
허가증 시험을 일찍 치르는 데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연습 허가증을 발급받은 날부터 최소 9개월이 지나야 정식 운전면허 시험에 응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가증을 빨리 취득할수록 정식 면허에 도전할 수 있는 시기도 앞당겨진다.
③ 운전대 잡고 실전으로…실기 주행 수업
이론 수업을 시작한 뒤에는 실기 주행 수업(Behind-the-Wheel Classes)도 준비해야 한다. 일리노이주에서는 청소년 운전자가 최소 6시간의 실기 주행 수업을 이수해야 한다.
기자가 다닌 운전학원은 선착순으로 실기 수업을 신청하는 방식이었다. 원하는 시간대의 수업을 잡으려면 신청 일정을 미리 확인하고 서두르는 것이 좋다.
실기 수업에서는 기본적인 핸들 조작법부터 차선 변경, 교차로 통과, 주차, 고속도로 진입과 주행까지 단계별로 배운다. 처음 운전대를 잡았을 때는 차선을 지키는 것조차 긴장의 연속이었다. 작은 실수에도 당황했지만, 다양한 도로 상황을 직접 경험하면서 주변 차량과 신호를 살피는 습관을 조금씩 익힐 수 있었다.
④ 50시간의 주행 연습
연습 허가증을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정식 면허시험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소 9개월의 대기 기간 동안 보호자와 함께 최소 50시간의 주행 연습을 해야 한다. 이 가운데 10시간 이상은 반드시 야간 주행으로 채워야 한다.
운전면허 시험에 응시할 때는 주행 연습 시간을 증명하는 자료를 제출해야 하므로 운전한 날짜와 시간을 그때그때 기록해 두는 것이 좋다. 기록을 미루면 실제로 몇 시간을 운전했는지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
주행 연습은 한적한 도로에서 시작해 교통량이 많은 도로와 야간 도로 등으로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같은 길만 반복하기보다는 다양한 환경에서 연습해야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다.
⑤ 9개월 뒤, 대망의 면허시험
연습 허가증을 받은 지 9개월이 지나면 운전면허 시험을 신청할 수 있다. 18세 미만 운전자의 연습 허가증은 최대 2년 동안 유효하다.
기자는 9개월의 의무 기간이 끝난 바로 그날 면허시험을 신청했다. 오랫동안 기다려 온 만큼 설렘도 컸지만, 시험을 앞두고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운전 실력만이 아니었다.
시험 전에는 운전면허 업무를 담당하는 웹사이트에서 시험 당일 지참해야 할 필수 서류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필요한 서류가 하나라도 빠지면 시험에 응시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험의 진행 방식이나 난이도는 시험장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기자가 치른 시험은 약 15분 동안 진행됐다. 기본적인 차량 조작과 도로 주행 능력, 교통법규 준수 여부 등을 평가했으며, 시험이 끝난 뒤 담당관이 합격 여부와 감점된 부분을 설명해 줬다.
운전면허 취득 과정은 십 대에게 다소 길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면허증 한 장을 얻는 것만이 이 과정의 전부는 아니다.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다른 운전자와 보행자를 배려하며,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기도 하다.
운전대를 잡으면 활동 범위가 넓어지고 더 많은 자유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그 자유에는 언제나 안전과 책임이 따른다. 운전면허 취득은 어른이 되기 위한 작은 첫걸음이자, 도로 위에서 책임감을 배우는 새로운 출발이다.
<윤민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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