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전문의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실수가 있다. 과일과 채소를 씻지 않고 먹는 습관이다. 미국 종양내과 전문의 나지브 알 할락 박사는 씻지 않은 농산물이 암을 직접 유발하지는 않지만 면역력이 약한 환자에게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항암 치료 환자, 조혈모세포 이식 환자, 일부 혈액암 환자는 세균·바이러스 감염이 치명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병원성대장균 식중독 원인 식품을 분석한 결과 채소류가 67%(3034명)로 1위를 차지했다. 도시락 등 복합조리식품이 10%, 육류가 4%, 어패류가 4%로 뒤를 이었다.
상추, 부추, 오이 등을 세척 없이 먹거나 세척 후에도 상온에 오래 방치한 경우 발생 빈도가 높았다. 최근 5년간 병원성대장균 식중독의 절반 이상이 여름철(6~8월)에 몰렸고, 발생 시설로는 학교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전체 식중독 환자는 7624명이었으며 원인균 1위는 살모넬라균이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식중독 원인의 46%가 세균에 오염된 채소와 과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염 경로는 다양하다. 재배 단계의 물과 흙, 위생 관리가 미흡한 수확·포장 과정, 사람의 손을 거치며 살모넬라균이나 대장균이 표면에 남을 수 있다. 씻지 않은 채소나 과일을 칼로 자르면 겉면의 오염 물질이 칼날을 통해 과육 내부로 옮겨간다.
식약처는 채소류를 염소 소독액이나 식초를 탄 물에 5분 이상 담근 뒤 흐르는 물로 3회 이상 세척할 것을 권고한다. 다만 세척 과정에서 표면에 미세한 흠집이 생겨 오히려 균이 서식하기 쉬운 조건이 될 수 있으므로, 씻은 채소는 바로 섭취하거나 즉시 냉장 보관해야 한다. 비누나 세제는 잔여물이 남을 수 있어 권장되지 않는다.
과일 껍질은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이 도내 유통 과일 20개 품목, 114건을 조사한 결과 과피의 잔류 농약 검출률이 과육보다 10배 이상 높았다. 흐르는 물로 씻으면 농약 대부분이 제거되지만 잔류 농약 자체를 피하려면 무농약 과일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서울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