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4 F
Chicago
Wednesday, August 12, 2026
Home 종합뉴스 주요뉴스 한인 여성스파 ‘트랜스젠더 출입금지’ 대법원으로

한인 여성스파 ‘트랜스젠더 출입금지’ 대법원으로

1
연방 대법원, 사진: 게티이미지

워싱턴주 올림퍼스 스파
▶ “여성전용·종교자유” 주장
▶ 당국은 “성 정체성 차별”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의 한인 여성 전용 찜질방 올림퍼스 스파가 수술을 하지 않은 트랜스젠더 여성의 출입 문제를 둘러싸고 6년째 워싱턴주와 이어오던 법정 공방이 결국 연방 대법원으로 가게 됐다.

퍼시픽 저스티스 인스티튜트(PJI)와 얼라이언스 디펜딩 프리덤(ADF)은 지난 10일 올림퍼스 스파와 업주 이선경씨 가족을 대리해 연방 대법원에 이 사건을 심리해달라는 상고허가 청원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연방 대법원은 앞서 스파 측의 요청에 따라 청원 제출 기한을 8월까지 연장한 바 있다.

이 사건은 한국식 찜질방이라는 특수한 문화공간에서 트랜스젠더의 차별받지 않을 권리와 여성 고객의 신체 사생활 보호, 업주의 종교 자유 가운데 어디까지 보호해야 하느냐를 둘러싼 문제여서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올림퍼스 스파는 20년 넘게 시애틀 근교 레익우드와 린우드에서 여성 전용으로 운영돼왔다. 공동 온탕과 증기실을 이용하고 ‘때밀이’로 불리는 전통 세신을 받는 과정에서 고객들이 완전히 나체가 되는 것이 서비스의 핵심이다. 세신은 여성 직원이 공개된 공동 공간에서 고객의 전신을 직접 마사지해주는 방식이며, 이용객 가운데는 부모와 함께 찾는 13세 청소년도 있다.

분쟁은 지난 2020년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채 자신의 성정체성이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헤이븐 윌비치가 스파 이용을 거절당했다며 워싱턴주 인권위원회(HRC)에 진정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인권위원회는 성 표현이나 성 정체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 워싱턴주 차별금지법(WLAD)에 따라 올림퍼스 스파의 출입 규정이 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스파 측은 성전환 수술을 마친 트랜스젠더 여성의 이용은 허용해왔으며, 문제는 성 정체성 자체가 아니라 완전한 나체로 이용하는 여성전용 공간에서의 신체적 사생활이라고 주장한다. 업주 가족은 보수적인 기독교 신앙에 따라 결혼 관계가 아닌 남녀가 나체로 함께 있는 것도 종교적 신념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특히 스파 측은 당시 진정을 낸 사람이 실제 업소를 방문했다는 기록도 찾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 조사관은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경우 사건을 주 법무장관실로 넘길 수 있다고 통보했고, 스파는 기소를 피하기 위해 출입정책 변경 등에 합의한 뒤 연방법원에서 헌법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올림퍼스 스파는 지금까지 법원에서 잇따라 패했다. 시애틀 연방법원이 소송을 기각한 데 이어 제9연방항소법원도 2대1로 이를 유지했다.

올림퍼스 스파 측은 이번 연방 대법원 청원에서 “한국의 오랜 문화와 신앙을 지키며 아메리칸드림을 일궈온 이민자 가족에게 주정부가 종교적 신념과 여성 고객의 사생활을 포기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제9연방항소법원 다수의견은 이번 사건을 공공시설에서 성 정체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 워싱턴주법을 통상적으로 적용한 사안이라고 판단했다.

이제 관심은 연방 대법원이 사건 자체를 받아들일지 여부에 쏠린다.

<황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