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 도심을 지나는 주요 다리가 여름철 폭염 때문에 작동을 멈추면서 도로 교통이 또다시 큰 혼란을 겪었다.
시카고 교통국(CDOT)에 따르면, 시카고강을 가로지르는 핵심 도로인 ‘듀세이블 레이크쇼어 드라이브’ 다리가 지속된 더위 때문에 정상적으로 닫히지 않는 사고가 발생했다. 배가 지나가도록 들어 올렸던 다리 상판이 내려오지 못하면서 길을 건너려던 차량들이 갇혔고, 도심 일대에는 긴 정체가 이어졌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강철의 ‘열팽창’ 현상이다. 이 다리는 대형 선박이 통과할 때 상판을 위로 올려주는 ‘도개교’ 구조다. 하지만 폭염이 며칠 동안 계속되면서 다리를 구성하는 거대한 강철 프레임이 열을 받아 미세하게 부풀어 올랐다. 이 때문에 들어 올려졌던 상판이 다시 내려왔을 때 중앙 결합 부위가 서로 맞물리지 않고 붕 떠버린 것이다.
현장에 출동한 정비팀은 소방 호스로 다리 표면에 물을 계속 쏟아붓는 긴급 냉각 작업을 벌였다. 강철의 열기를 식혀 원래 크기로 축소시킨 뒤에야 다리를 원래대로 닫을 수 있었다.
사실 시카고에서 폭염으로 다리가 고장 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시카고강에 설치된 20여 개의 도개교는 대부분 1900년대 초중반에 건설된 100년 안팎의 노후 강철 구조물이다. 기온이 89.6F(32°C)를 넘는 땡볕이 이어지면 다리가 팽창하는 일이 매년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어 왔다.
실제로 1995년 사상 최악의 대폭염 당시 미시건 애비뉴 다리를 비롯한 도심 주요 다리 5곳이 동시에 팽창해 멈춰 섰고, 이때부터 소방선으로 강물을 뿌려 다리를 식히는 방식이 당국의 매뉴얼로 자리 잡았다. 이후 2012년, 2020년, 2024년, 그리고 최근까지도 주요 다리들이 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작동을 멈추는 일이 꾸준히 발생했다.
시 당국은 “기록적인 더위가 오래된 도시 인프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라며 “단순히 물을 뿌리는 응급처치를 넘어 다리 철골 사이의 간격을 미세하게 조절하는 유격 공사와 방열 도료 도포 등 근본적인 보수 작업을 이어가겠다”라고 밝혔다. <김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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