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두 살배기 여아 타나자 반스(Ta’Naja Barnes)의 잔혹한 사망 사건 이후, 일리노이주 의회는 방임·학대 아동이 친부모에게 돌아간 뒤에도 행정 당국이 필수 지원을 계속하도록 의무화하는 이른바 ‘타나자법(Ta’Naja’s Law)’을 제정했다. 당시 두 살이었던 타나자는 오물 범벅 상태에서 체온조차 측정되지 않을 정도로 방치된 끝에 목숨을 잃었고, 불과 수개월 전 아이를 친모와 그 동거인에게 다시 돌려보낸 주 아동가족서비스국(DCFS)의 관료주의적 방심이 도마 위에 올랐다. 가해자인 친모와 동거인은 각각 징역 20년과 30년형을 선고받았으나, 행정 기관의 책무성 부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크리스토퍼 마이스터 일리노이 감사원장이 발표한 109쪽 규모의 2023~2024년도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법안이 시행된 지 6년 가까이 지났음에도 DCFS의 법적 의무 이행률은 여전히 낙제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률에 따라 아동을 가옥으로 복귀시키기 24시간 전, 그리고 복귀 후 5일 이내와 매월 정기적으로 주거 환경 안전 점검표를 작성해야 함에도 조사 대상 50개 사례 중 이를 준수한 비율은 단 18%에 불과했다. 이전 감사의 2%에 비해서는 수치상 상승했으나, 공공 예산을 집행하는 주 정부 기관의 실무 태만이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아동 복귀 후 최소 6개월간 계속되어야 할 후속 케어 서비스 역시 13%의 사례에서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거나 증빙이 누락되었다. 심지어 관리 대상 아동의 필수 의료 기록 이행률도 심각한 수준에 머물렀다. 청력 검사 누락률이 63%에 달했고, 치과 검진(51%), 시력 검사(29%), 신체검사(16%)에서도 증빙 서류를 제출하지 못했다. 정신 건강 치료가 필요한 아동의 10%는 행정 지연으로 적기 치료를 받지 못했다.
이 같은 구조적 부실의 배후에는 거대한 행정 조직의 만성적인 인력 난맥상과 리더십 부재가 자리 잡고 있다. DCFS의 현장 인력 공석률은 13%에 달하며, 최근 21년간 수장이 16번이나 교체되는 등 지휘부의 만성적 불안정이 조직 전체의 책임 의식을 약화시켰다는 분석이다. 2024년 2월 하이디 뮐러 신임 국장이 취임했으나, 반복되는 법안 미이행과 문서 누락 습관을 끊어내지 못한다면 주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공공 기관으로서의 자격을 입증하기 어려울 것이다.
<김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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