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부가 지방정부를 대신해 세금을 거둬주며 떼어가는 ‘행정 수수료(Administrative Fee)’를 둘러싼 주정부와 지자체 간의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지자체들은 “실제 징수 비용보다 과도하게 떼어가는 수수료 때문에 주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치안·복지 예산이 주정부의 재정 구멍을 메우는 데 쓰이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리노이 지자체 연합(Illinois Municipal League, 이하 IML) 브래드 콜 최고경영자(CEO)는 조세 준수 행정 기금(TCAF) 제도를 개혁 과제로 정조준하고, 주 의회를 상대로 수수료율 인하를 골자로 하는 입법 추진을 공식화했다.
현재 일리노이주 세무국(IDOR)은 지자체 배분용 지방 판매세 등을 대행 징수하는 대가로 1.5%의 수수료를 차감하고 있다. 과거 2.0%에서 한 차례 낮아졌으나, 지자체들의 불만은 여전히 높다. 특히 인근 중서부 이웃 주들과의 비교에서 형평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위스콘신, 오하이오 등 인접 주들은 지자체 세금 징수 대행을 주정부의 기본 행정 서비스로 간주해 수수료를 전혀 떼지 않거나 매우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IML 측은 주 세무국이 전산 처리 및 행정에 투입하는 ‘실제 비용(Actual Cost)’에 비해 지자체로부터 거둬들이는 1.5%의 총액이 지나치게 크다고 지적한다. 사실상 주정부가 지자체의 세수를 활용해 자신들의 예산 부족분을 메우는 ‘간접 통행세’로 악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수수료율 인하는 단순한 지자체 간 예산 싸움을 넘어 주민들의 삶의 질과 직결된다. 수수료가 인하되어 지자체가 온전한 세수를 확보하면, 도로 보수(포트홀 정비), 치안 및 소방 인력 확충, 공공도서관과 복지 시설 운영 등 주민 생활 밀착형 사업에 예산이 즉각 투입될 수 있다.
아울러 재정난에 시달리던 지자체가 부족한 예산을 채우기 위해 재산세를 올리거나 공공 주차 요금, 각종 행정 수수료를 인상해야 하는 주민 부담도 완화된다. 나아가 확보된 재원은 지역 상품권 발행이나 소상공인 지원 등 지역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된다.
결국 이번 입법 추진은 주민들이 납부한 세금이 주정부의 행정비로 소모되지 않고 온전히 지방 정부들의 안전과 편의로 되돌아오게 만드는 정당한 재정 주권 찾기라고 평가된다. 타 주와의 형평성 및 실비 정산 원칙을 내세운 지자체의 요구에 주 의회가 어떤 답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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