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완벽한 관계는 없다

2203

 

김주용 목사
시카고  기쁨의 교회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물에 빠졌다. 둘 다 구할 수 있는가?” 답이 없을 것 같지만, 정답이 있다고 한다. 답은 둘 중 누구든 먼저 구하면 둘 다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시어머니를 구하면 며느리가 화가 나서 남편에게 따져 물으려고 스스로 헤엄쳐 나온다고 하고, 며느리를 구하면 시어머니가 시기하고 질투해서 아들에게 삐진 모습 보여주고자 살아 나오기 때문이라는 유머이다.

이 유머의 핵심은 “관계”에 대한 것이다.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는 남편도, 아들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이다. 우스개 이야기로 하나님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어도, 고부간의 갈등은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관계는 완벽하지 못하다. 아니 완벽할 수 없다.

어느 모임에 갔더니, 회장이 취임연설 한 번 하고 바로 사퇴를 했다. 찾아가 물어 보았다. “아니 그렇게 회장이 되고 싶었는데 왜 바로 그만 두셨습니까?” 이에 사퇴한 회장은 “연설 한 번 했는데, 한 쪽에서는 길다고 난리고, 다른 한 쪽에서 발음이 안 좋다고 문제삼고, 또 다른 한 쪽에서는 목소리가 작다고 뭐라고 하는데, 일 하나 잘못되면 수많은 의견을 조율하고 정리해야 할텐데, 자신이 없더라고요”라고 대답했다.

인간관계는 현실이다. 그 현실의 외침은 “호락호락하지 않다”라는 것이다. 성경 잠언 18장 24절에서도 “많은 친구를 얻는 자는 해를 당하게 되거니와 어떤 친구는 형제보다 친밀하니라”고 말한다. 곧 친구를 많이 얻으면 좋은 것 같고 도움을 많이 받을 것 같지만, 오히려 반대로 해가 되는 것이 진리라는 것이다. 대신에 한 명의 친구가 때로는 피를 나눈 수많은 형제들보다도 친밀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의 관계성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인간 관계는 완벽하거나 완전하지 않다. 어떻게 변할지, 어떻게 나아갈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 현실 속 인간 관계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100% 완벽한 관계까지는 아니더라도, 수많은 관계망 속에서 진실한 만남과 사람을 찾기 위한 건강한 인간관계를 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은 서로 진실해야 한다. 성경 에베소서 4장 25절에서 “거짓을 버리고 각각 그 이웃과 더불어 참된 것을 말하라. 이는 우리가 서로 지체가 됨이라”고 증거한다. 현실은 친구가 적이 되고, 원수가 친구가 되는 세상이다. 그 안에서 더욱 견고한 인간적 관계를 맺고자 한다면, 거짓과 속임수로 관계를 유지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겉으로 잘 보인다고 해서, 그 관계가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이다. 중동 속담에 “모든 이를 즐겁게 하고 기쁘게 하려는 사람은 결국 슬픔으로 죽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진실이 아닌 가면과 탈을 쓰고 상대방을 기쁘게 하고 즐겁게 만들어 관계를 이어간들, 결국 가면 속 당신은 슬픔과 눈물로만 가득 찬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서로 정직해야 한다. 정직해서 오래 갈 수 없는 관계라면, 유지하지 않아도 된다. 정직과 솔직함으로 깊은 관계를 지킬 수 있는 만남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서로의 허물을 인정하며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성경 로마서 5장 20절에 “율법이 들어온 것은 범죄를 더하게 하려 함이라. 그러나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친다”고 기록되어 있다. 죄, 곧 인간 관계 속에서는 서로에 대한 허물과 잘못, 문제와 상처가 더한 곳에 이해와 사랑과 은혜가 넘친다는 것이다. 허물과 잘못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그것을 숨기고 만남과 관계를 하려는 사람은 많다. 그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를 숨기고 만나면, 또 다른 하나를 가려야 하고 속여야 만남을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정직하게 자신의 허물과 문제를 내어 놓고 투명한 관계를 지켜야 한다. 누가 천사와 같이 깨끗하며 완벽한 사람이 있겠는가? 솔직하게 서로의 문제와 단점을 이야기하면서, 오히려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우고 서로 이해하고 격려하면서 이어가는 관계는 분명히 먼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친구를 만들게 할 것이다.

완벽한 관계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매일 관계를 맺고 살고 있다. 그렇다면, 진실하고 정직한 만남을 만들어 가고, 서로의 단점과 허물을 감싸주며 부족함에도 사랑과 축복을 나누는 관계를 만들어 좋은 만남으로 채워져야 할 것이다. 오늘 만나는 바로 그 사람으로부터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