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변태(작년 이맘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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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봉(시카고한미상록회장)

국가의 역사는 국민의 얼굴이다. 물론 개인사나, 가족사나, 어떤 단체의 역사도 해당 당사자 혹은 해당단체의 얼굴이다. 아무리 성형기술이 발달되어도 얼굴을 모두 바꾸어 놓으면 본래의 사람은 사라지고 없는 사람이 되고 만다. 그런데 얼굴을 바꾸어 놓으면 어떤 이유로 얼굴을 바꾸었다고 하는 설명하는 기록이 본래의 사람과 연결시키는 교량이 되고 또 역사(歷史)라고 말한다. 국가의 변천을 기록한 것은 그 국민이 공유했든 불행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이정표로서도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언제나 3월을 기다리는 마음은 아픔과 초조함이 점철 된다. 이런 나에게 변화되는 것이 있다. 늙어가는 겉모습은 둘째로 치고라도 마음의 변화는 더욱 종잡을 수가 없다. 그러나 변화되는 현상을 거역할 힘이 내게 전혀 없음은 물론이고, 변화는 일면 삶의 단면임을 느끼다. 그럴 바에야 한(恨)을 남가지 않고 아름답게 변했으면 좋겠다. 특히 내 몸속에는 한에 약하여 한을 잘 다스리지 못하는 피가 흐르고 있음을 조금은 안다. 우리는 유대민족도 아닌데 “이는 이로 눈에는 눈”으로 갚아주는 보복행위는 더듬어 볼수록 아프다. 월래 성경을 통한 이 율법의 정신은 공평을 뜻했지만 ‘공평한 보복’에 능하게 적용한다. 그래서 시집살이를 혹독하게 당한 며느리가 시어머니가 되면 그의 며느리는 혹독한 시집살이를 당하는 전통을 남겨왔다. 대한민국 군대생활도 비슷하다. 신병생활을 혹독하게 시달리면 고참이 되어 신병을 더욱 혹독하게 다룬다. 한에 약한 우리의 역사 속엔 부관참시란 얼굴이 갈무리되어 있을 정도다. 내가 이토록 추하고 아픔에 관한 한 아리의 역사를 나열하는 것은 변화되는 모습, 그 것도 아름답게 변화하는 모습을 갈망하기 때문이다. 하물며 곤충도 변화를 이루어야 존속된다. 나비도 알에서 애벌레로, 애벌레가 번데기로, 번데기가 나비가 되기까지, 그리고 나비가 되어 다시 알을 낳는 변화를 통해 존속이 승계되고, 주어지지는 삶의 과정마다, 저마다의 사역이 있고, 그 사역을 감당하므로 존재의 가치를 허락받은데 대하여, 보은(報恩)한다. 나비의 애벌레는 대게가 부드러운 풀을 먹고 자란다. 이런 놈이 나비로 변태 하면, 하늘을 날아 이 꽃 저 꽃을 날아서 옮겨 다니며, 꿀을 빨아먹고, 대신 씨앗을 맺게 하여 소출을 돕고, 그 소출에서 애벌레가 먹고 자랄 온갖 풀들이 싹을 내고 자라나는 환경을 예비한다. 그러한 춤추듯 한 나비를 볼 때면 내 마음도 나비 등을 타고 창공을 날며 여유를 부린다. 그런데 사람의 한(恨)은 변태가 없음이 나를 아프게 한다. 만물의 영장(令狀)인 사람도 자기의 한을 승화시키지 못하면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사람의 한은 다시 동일한 한을 사람들이 격지 않도록 하기 위해 주어지는 체험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생태환경을 유심히 살펴보면 사람의 습성이 미물들보다 미천하여 영장이란 말을 사용하기가 부끄러울 때가 많다. 물론 그 이유가 영장(사람)이기 때문이란 역설을 성립시키고 있다. 사람은 다른 어떤 생명체도 갖지 않은 희망이란 것을 갖는다. 모든 생명체가 본능에만 구속되어 생태(生態)사슬을 꾸려가지만 사람은 본능을 넘어 희망을 가지며, 희망이 분수를 넘어 욕망으로 변질되면 한을 낳는다. 사람에게는 가장 통제하기 힘든 것이 있는데 그 부분이 자아통제란 맹점이다. 그리고 이 맹점이 곧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한 그 행위는 이웃을 다스리려 하는 행위, 곧 지배욕이다. 인류는 이 지배욕을 정치라고 미화(美化)하나보다. 그리고 정치수단으로는 평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것은 인류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다. 인류의 평화는 섬기는데서 온다. 이것은 하느님의 가르침이고, 석가여래의 가르침이다. 그리고 그 정수(正秀)는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란”말씀과 “네 이웃에게 보시(普施)하란” 자비에 갈무리되어 있다. 나를 이렇게 장구한 상념에 빠지게 한 근원은 한국인의 한이 남을 지배하려는 욕망 탓이란 결론을 합리화하려는 것이다. 여기에 다른 이유를 더하면 한국의 국회, 제헌 국회이후 현 국회의원 구성까지, 사람은 바뀌는데 국회의 행태가 바뀌지 않는 이유가 너무 아파서다. 똥통의 구더기도 변태하여 파리가 된다. 한국의 국회의원이 구더기 보다 못하단 말인가! 이기적 모습이 참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