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랜드파크 자택에 피해자 감금…“현대판 계약노예처럼 착취”
미국으로 불법 입국한 이민자들을 일리노이주 하이랜드파크 자택에 머물게 한 뒤 강제노동을 시키고 임금을 빼앗은 여성이 연방 법원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시카고 연방지방법원의 로버트 게틀먼 판사는 21일 멕시코 출신 글래디스 이바네스-올레아에게 인신밀입국과 강제노동 혐의로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이바네스-올레아는 최후 진술에서 “평생 용서를 구하며 살겠다”고 말했지만, 올해 초 유죄를 인정하면서 시인했던 일부 범행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연방검찰의 엘리 제너 검사는 “피고인은 멕시코 카르텔 모집책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들을 사실상 계약노예(indentured servants)로 만들었다”며 “피해자들의 삶 전반을 통제하고 음식과 의료서비스 이용까지 제한했으며, 끔찍한 협박으로 복종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반면 변호인 제드 스톤은 “이바네스-올레아 역시 미국 입국 과정에서 카르텔 조직원들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이용당한 피해자”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게틀먼 판사는 “당신은 자신이 이 사람들에게 어떤 고통을 주고 있는지 분명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매우 참혹하다”고 질타했다.
검찰에 따르면 범행은 2022년 9월부터 약 1년 반 동안 이어졌으며 피해자는 모두 8명이다.
이바네스-올레아는 먼저 12세 소녀를 멕시코에서 하이랜드파크까지 밀입국시켰다. 이후 딸을 되찾으려는 어머니에게는 “이 아이는 내 소유”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딸을 만나기 위해 미국으로 밀입국한 어머니에게는 입국 비용 명목으로 1만5,000달러의 빚을 지웠고, 어머니는 여러 직장을 전전하며 빚을 갚도록 강요받았다. 딸은 가정부처럼 일하도록 강제됐다.
검찰은 다른 피해자들도 같은 방식으로 착취당했다고 밝혔다.
이바네스-올레아는 피해자들의 멕시코 신분증을 빼앗고 위조된 사회보장번호(Social Security) 카드를 제공했으며, 집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통제했다.
또 임대료와 식비, 공과금은 물론 냉장고와 TV 사용료까지 받았고, 아픈 두 살배기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못하게 했다. 낮 동안 잠들지 못하도록 어린아이에게 찬물을 끼얹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은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이 탈출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바네스-올레아는 처음에는 레이크카운티에서 주(州)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나, 이후 2025년 3월 연방 대배심이 인신밀입국과 강제노동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그는 이미 2년 이상 구금돼 있어, 이번 형량을 고려하면 2031년 말께 출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변호인 측은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서 이바네스-올레아가 두 어린 아들의 치료를 위해 미국행을 결심했으며, 입국 과정에서 카르텔 조직원들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두려움 때문에 범행에 가담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바네스-올레아는 “어머니는 자녀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으며, 나 역시 아이들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법정에서 증언한 피해 여성은 어린 자녀와 함께 겪은 고통을 설명하며 “단순한 사과만으로는 결코 되돌릴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피해 여성은 이바네스-올레아를 향해 “당신이 내게 한 일은 용서할 수 있다. 하지만 내 아기에게 한 일은 절대 용서하지 못한다”며 “그 아이는 그저 아기였을 뿐”이라고 눈물을 흘렸다. <이점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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