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유예신청하니···“6개월후 일시불로 갚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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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페이먼트 유예 신청이 급증하고 있지만 일부는 현실적인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직했는데 6개월후 목돈이 어디서 생기나” 허탈
일부 주택 소유주, 카드빚·은퇴계좌 깨서 갚기도
당국, 대출자에‘여러 옵션 제시하라’지침 내려

“일단 급한 불은 껐는데, 앞으로가 막막하네요” 지난 3월 다른 수백만 명과 마찬가지로 한인 정 모씨도 코로나19로 인해 직장을 무기한 휴직하게 됐다. 이에 따라 가정의 수입이 없어지면서 당장 납부해야 할 모기지 페이먼트가 부담감으로 다가왔고 모기지 납부 유예 신청을 위해 모기지 렌더에 연락을 취했다.
렌더 측은 6개월간 모기지 페이먼트를 유예해 줄 수는 있지만 유예 기간이 끝남과 동시에 일시불로 밀린 6개월치 페이먼트를 한꺼번에 납부해야 한다는 조건을 정 씨에게 제시했다.

정 씨는 “당장 수입이 없어서 모기지 상환 유예 신청을 한 건데, 6개월 후에 일시불로 그 많은 돈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걱정이다”고 막막감을 토로했다. 이처럼 연방정부가 통과시킨 코로나19 대응 경기부양법(CARES Act)에 따라 주택 소유주들의 모기지 납부 유예 신청이 폭증하고 있지만 일부 주택 소유주들은 렌더로부터 유예된 모기지 상환 방법에 대한 명쾌한 답변을 듣지 못하거나 비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지 납부 유예안에 따라 국영 모기지 보증 기관 페니매와 프레디맥이 보증하는 모기지 대출자 중 코로나19로 인해 실직 또는 소득 감소 피해를 입은 경우 180일까지 납부 유예를 신청할 수 있다. 납부 유예 신청은 국책 모기지 업체가 보증한 모기지뿐 아니라 주요 은행 등 대출 기관도 참여하고 있어 신청이 가능하다. 지난 30일 LA 타임스는 실업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모기지 상환 유예 신청하는 주택 소유주들이 쇄도하고 있는데 주택 소유주들이 유예 받은 모기지 페이먼트를 어떻게 갚아야 하는지에 대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시불로 모기지 페이먼트를 상환해야 된다는 두려움으로 인해 일부 주택 소유주들은 모기지 페이먼트 상환 신청을 하지 않고 모기지를 갚기 위해 더 위험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의 경우 모기지 페이먼트를 위해 수수료를 지불하고 크레딧카드 현금 서비스를 받거나 은퇴계좌 및 세이빙 계좌에서 돈을 인출하기도 하고 연체 수수료와 크레딧이 망가지는 것을 감안하고서 모기지 페이먼트를 늦게 지불하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당국은 정부기관 모기지 대출의 경우 한꺼번에 모든 금액을 갚을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 옹호 그룹에 따르면 일부 모기지 회사들의 경우 유예 받은 금액을 일시불로 갚아야 한다는 정보를 주택 소유주들에게 말하고 있어 주택 소유주들의 불안감은 커져가고 있다. 한 정부 감사관은 모기지 회사들이 대출자들에게 “일관성이 없는 날짜와 불명확한 지침을 제공했다”고 비난했다. 당국은 주택 소유주와 렌더 간의 혼란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모기지 회사가 일시불 상환이 아닌 상환 관련 여러 옵션을 포함한 가이드라인을 대출자에게 제시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렸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또한 당국은 만약 모기지 회사가 일시불로 상환할 것을 강요하는 등 잘못된 정보로 혼란을 가중시킬 경우 소비자 금융보호국에 민원을 접수할 것을 당부했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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