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급등에 가장 큰 고통은 소외계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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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40% 수요 증가…고물가 탓에 푸드뱅크도 기부품 확보 난관

우크라이나 사태와 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으로 급격하게 물가가 상승하고 있는 미국에서 저소득층의 삶이 더욱 고단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최근 소외계층에 식품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푸드뱅크’의 도움을 받는 미국인이 크게 늘었다고 보도했다.

디트로이트 지역에서 푸드뱅크를 운영하는 복지단체 ‘포가튼 하비스트’는 지난해 12월 이후 푸드뱅크 수요가 25~40%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3월의 경우 직전 달에 비해 수요가 3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체 대변인 크리스토퍼 아이비는 최근 유가를 비롯한 각종 생필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한 뒤 “식품을 지원받으려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제한된 수입으로 생활해야 하는 저소득층 입장에서 물가 급등은 식품 구매 예산 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최근 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월 현재 식료품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10%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물가상승 이전부터 저소득층의 위기가 계속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 초부터 푸드뱅크의 수요가 늘었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 저소득층 외에 코로나19로 직장을 잃은 실업자 등이 푸드뱅크 수요에 추가됐기 때문이다.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되면서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경제가 활성화됐지만, 일부 저소득층은 별다른 혜택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WSJ은 물가 급등과 글로벌 공급망 위기는 푸드뱅크에도 위기가 됐다고 전했다.
푸드뱅크는 식품제조업체나 개인으로부터 식품을 기탁받아 소외계층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지만, 식품 가격 상승은 기부 물품의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 전역의 200여 개 푸드뱅크의 네트워크 단체인 ‘피딩 아메리카’는 기부 물품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직접 식품을 구입하는 비중을 늘리고 있지만, 물가 상승 탓에 40%의 예산이 추가로 소요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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