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구증가율 120년만에 최저

1740

코로나19 사망자 폭증 여파···기대수명도 최대 3년↓

올해 미국의 인구가 120년만에 가장 적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망자가 급증한 영향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연방센서스국이 22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에서 올해 7월 사이 미국 인구는 0.35% 증가했다. 센서스국의 올해 7월 기준 총인구 추정치가 약 3억2,900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이 기간 약 110만명이 늘어났다. 미 브루킹스연구소 인구통계학자인 윌리엄 프레이 선임연구원은 이는 이번 세기와 지난 세기를 통틀어 가장 낮은 인구 증가율이라고 분석했다.

스페인 독감이 확산하고 제1차 세계대전으로 수많은 미군이 목숨을 잃은 1918∼1919년에도 인구 증가율은 0.49%로 올해보다 높았다. 프레이 연구원은 지난 몇 년간 각종 이민 규제와 출산율 감소로 미국 인구 증가율이 이미 낮아진 상황에서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이런 추세가 심화했다고 진단했다.

50개주 가운데 인구가 감소한 곳은 16곳으로,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 거점이었던 뉴욕의 인구가 가장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인구는 약 12만6천명이 감소해 감소율이 0.65%였다. 뒤이어 일리노이주(0.63%), 하와이(0.61%), 웨스트버지니아(0.58%), 미시시피(0.38%) 순으로 인구감소율이 높았다.

미국의 인구증가율이 기록적으로 낮아진 상황은 올해 사망자 수가 폭등한 것과 맞닿아 있다. CBS방송은 올해 미국내 사망자수가 320만명을 넘어 지난해(285만4,838명)보다 최소 40만명 이상 늘어났다고 예상했다. 사망자수 증가율은 15%로 예상되는데, 이는 1차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 창궐이 동시에 일어난 1918년 이후 가장 큰 증가 수준이라고 방송은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사망자가 급증한 가장 큰 직·간접적 원인으로 코로나19를 지목했다. 코로나19 자체로 인한 사망에 더해 폐렴이나 심장질환, 당뇨, 치매 등으로 숨지는 경우도 일부는 코로나19로 기저 질환이 악화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는 미국 기대수명에도 여파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로버트 앤더슨 사망통계 책임자는 올해 8월까지 사망자 수를 토대로 계산한 결과 기대수명이 지난해 대비 1.5년 짧아졌다고 전했다. 올 한해 전체로 따지면 기대수명이 전년 대비 2∼3년까지 단축될 수 있다고 추측했다. 올해 기대수명이 실제로 이 정도 짧아졌다면 2차 세계대전으로 기대수명이 2.9년 단축됐던 1943년 이후로 가장 큰 단축 폭일 것이라고 앤더슨은 진단했다.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615 Milwaukee Ave Glenview, IL 60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