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마운틴 레이니어 원정등반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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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니 현(시카고한인산악회원)

 

시카고 한인 산악회에서 이번 labor 연휴에 Seattle 에 위치한 마운틴 레이니어(Mt. Reinier)의 정상을 향하는 초입에 설치된 뮤어켐프까지 원정등반을 다녀왔다. 이번 등반은 산악회로서는 처음으로 목적지까지 가고자 결심한 대원들 전원이 낙오자 없이 뮤어켐프(10.788feet) 까지 등정을 성공한 뜻깊은 원정이었다. 이렇게 전원이 성공할수 있었던 이유는 개인적인 인연으로 24번의 휘말라야 등반의 경험자인 김남일씨가 리더를 해 주었기 때문이 아닌가 짐작해 본다.

시카고는 산이 없어서 산악회의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는 않는다. 2001년도에 지금은 고인이 되신 심지로 회장님이 초대회장으로 추대되어서 발족이 되었다. 산을 옮길 수는 없으니 우리가 산을 찾아 가노라며 시카고 산악회는 메모리얼 과 레이버 연휴에 두번씩 산을 찾아 떠나곤 했다. Mt. Reinier는 개인적으로는 나에게는 잊을수 없는 산이다. 작년 7월 독립기념연휴에 성인이 된 아들과는 처음으로 가족여행을 갔었던 산이었고, Mt. Reinier가 너무 아름다와서 산을 좋아하는 남편과 결혼한 것에 처음으로 신에게 감사하게 만든 산이었다. Mt. Reinier의 정상을 바라보며 걸을수 있는것 만으로도 행복해서 이제까지의 나의 인생이 어땠든 나는 그날 눈덮힌 레이니어와 만난것 만으로 이 지구에 태어난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었고 기뻤었다.

스꼴라 철학에서 정의한 인간은 내던져진 존재가 아니었다. 신은 인간에게 생명을 불어 넣으면서 그냥 삭막하게, 무덤덤하게 이 지구에서 살아 가도록만  만든것은 아니었다. 신은 지구 곳곳의 자연속에 찬란한, 감탄할수 밖에  없는 아름다움을 숨겨놓았고  레이니어는 신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보석임을 드러내며 반짝이며 나를 반겨 주었다. 이번 등반의 일정은 금요일 아침에 도착한 팀은 김남일씨의 안내로 썬라이즈 림 추레일의 트레킹 코스를 돌았고 토요일은 원더트레일(mt. Reinier를 한바퀴 도는 약 100마일의 트래킹 코스)의 한구간인 박스캐년까지 가는 거의 10마일거리의 트레킹을 했다. 계속 올라가는 산행에 힘이 들었지만 거의 도착할 즈음에 아름다운 Louis lake에 발을 담구며 뜨거워진 몸과 발을 식히는 재미를 가질수 있었다. 일요일 마지막 산행으로 10.788feet의 만년설로 뒤덮힌 뮤어켐프에 도전해서 전 대원이 성공하는 쾌거를 이루고 하산할때 야호 소리를 지르며 미끄럼을 타고 내려오는 즐거움은 덤이었다.

끝으로 출발전부터 미리 포기하고 아무런 장비도 가지고 오지 않은 대원을 격려해서 자신의 크렘폰과 스틱을 주면서 만년설산을 처음 경험하는 대원에게 하나하나 가르쳐 가며 전원 등정을 이루게 했을때 도움를 받은 대원이 깊은 감사를 표하자 도리어 그 대원에게 포기하지 않아서 이루어 낼수 있었다고 칭찬을 해 주었던 김남일씨에게 다시한번 감사드리며 개인적인 사정으로 참가는 못했으나 멀리서 응원해준 한도영회장님 이하 전대원들 모두 수고하셨다고 말하고 싶다. 이번 산행에 도움을 주신 김남일씨는 올 11월23일부터 시작하는 안나 푸르나 베이스켐프까지의 트레킹을 10박11일 계획으로 참가인원을 모집하고 있으니 관심있는분들의 많은 참가를 바라며 끝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