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도 상봉 기회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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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이산가족들, 한국 상봉행사 부러움에 눈물만

 

‘제20차 남북이산가족 행사’가 지난 20일부터 진행 중인 가운데 이를 지켜보는 재미이산가족들은 아쉬움에 눈물만 흘리고 있다.

한국내 남북 이산가족들은 비록 2박 3일간의 짧은 일정이지만 생사여부 조차 제대로 알 수 없었던 가족과 만나 서로의 얼굴을 보고 못다한 얘기를 나누는 등 혈육의 정을 확인하고 있는데 반해 재외동포 이산가족들은 배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중서부지회 조영환 회장은 “여러 채널을 통해 이산가족상봉 행사 소식을 접하고 있는데 재미이산가족의 1명으로서 마음이 정말 아프다. 미국 뿐만 아니라 해외에 거주하는 이산가족도 많은데 모두가 포함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고령화로 인해 생존자가 줄어들고, 남북분단 70여년이 흘러도 뚜렷한 해결방안이 없어 더욱 안타까운 실정이다. 이산가족 문제는 인권과 직결되는 만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온 국민이 힘을 모아 해결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측에 형제를 두고 온 이영진씨는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누이, 동생이 있었는데 6·25 때 못 데려왔다. 누님하고 매형만 거기(북한)에 있을 것”이라며 “이산가족 상봉 뉴스를 볼 때면 눈물이 많이 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박형표씨도 “동생들이 다 살아 있다”면서 “못 가는 것이 괴롭고 괴롭다”며 눈물을 흘렸다. 김규창씨는 “통일이 돼야 하는데 안 되니깐 가볼 수도 없고…”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냈다. “(북측에 있는) 부모 형제를 잊을 수 없다”는 원희천씨는 “미국에 있는 이산가족들에게도 빨리 기회가 와 줬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피력했다.

한편 일리노이 출신의 마크 커크  연방상원의원과 밥 돌드 연방하원의원, 그리고 찰스 랭글 뉴욕 연방하원의원 등 주류사회 일부 정치인들이 재미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커크 의원은 지난 20일, 재미이산가족들이 재회할 수 있는 공식적인 채널을 찾고 이산가족 상봉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며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한 지난 6월에는 연방상원 외교위원회에 이산가족 상봉촉구를 골자로 한 결의안(S.Res.190)을 발의하기도 했다.<현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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