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성경상식 52] 요단강도 에덴도 지구상에 있는 실제 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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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원 목사(시카고언약장로교회 담임)

장례에서 자주 부르는 찬송 가사다. “며칠 후 며칠 후 요단 강 건너가 만나리.” 이 장례 노래에 담겨있는 이미지에서 죽음은 요단강을 건너 낙원(paradise)으로 가는 일이다. 여기서 낙원(樂園)은 ‘에덴 동산’에서 비롯된 개념이다. 그래서 성경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은 ‘요단’과 ‘에덴’을 저승에 있는 전설 속의 개념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렇지 않다.

지금 ‘요르단강’이라 불리는 ‘요단강’은 팔레스타인 지역의 시리아에서 발원하여 남쪽으로 흘러 갈릴리 호수를 거쳐 사해로 흘러 들어간다. 해수면보다 낮은 곳에 위치한 약 250 km 길이의 강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망자가 이승에서 저승으로 갈 때 건너야 한다는 망각의 강 ‘레테’ 같은 전설 속의 개념이 아니다. ‘요단강 건너 감’의 개념은 주전 1400년경 이집트에서 탈출하여 나온 히브리 민족 이스라엘이 광야의 40년 방황을 마치고 하나님께서 주신 약속의 땅이었던 가나안에 들어가기 위해 강의 동편에서 서편으로 도하(渡河)했던 일에서 비롯되었다. 우리 대한민국의 한강의 기억을 갖고 가서 보면 조금 큰 개울 같은 느낌을 줘 생각보다 시시해 실망감을 일으키기도 하는 요르단 강이다.

‘에덴’은 ‘에덴 동산’이라는 개념 때문에 우리 사는 지상에 실재하지 않는 전설이나 저승 세계의 이미지라는 선입견을 불러오지만 이 또한 그렇지 않다. 엄밀하게 말해서 ‘에덴 동산’은 동산의 이름 자체가 ‘에덴’인 동산이 아니라, ‘에덴’이라는 지역에 하나님께서 만들어 아담과 하와에게 그 안에서 살도록 했던 그 어떤 장소였다. “여호와 하나님이 동방의 에덴에 동산을 창설하시고 그 지으신 사람을 거기 두시니라”(창 2:8).

창세기 2:10-14의 기록에 따르면 ‘에덴’은, 수천, 수만 년 전의 실제 지명들이 나중에 역사속에서 사라지거나 변경되어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것처럼, 현재 어디인지 정확하게 알 길은 없으나, 비손, 기혼, 힛데겔, 유브라데 등 네 강이 이 지역에서 시작되어 흐르게 한 발원지(發源地)였다. ‘힛데겔’이라 하는 티그리스(Tigris) 강과 ‘유브라데’라 하는 유프라테스(Euphrates) 강은 지금도 찾아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곳들이지만 비손강과 기혼강은 그 당시 어떤 강 또는 개울 같은 하수였는지 현재로서는 확인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에덴’은 페르시아만 깊숙이 위치한 쿠웨이트나 이라크 남부 어느 지역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추정을 해야 되는 장소이지만 지구상의 한 실재 지역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개념의 기원이 어찌 되었든, 요즘 세상 꼴을 보면 요단강 건너가 에덴 동산 같은 낙원이 정말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