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이민자에 상처”···세리 김 후보 지지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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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주 연방하원의원 보궐선거에 도전하는 한인 세리 김 후보.<세리 김 선거 홈페이지 캡처>

영 김ㆍ미셸 박 스틸 연방하원, “아시아·태평양 공동체 저해”

공화당 소속 한인 연방하원의원들이 중국계 이민자 폄하 발언을 한 같은 당 한인 연방하원의원 후보를 더 이상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증오 대상이 된 아시아ㆍ태평양계(AAPI) 미국인의 단합을 저해했다는 이유에서다.

3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공화당 연방하원의원인 영 김과 미셸 박 스틸은 텍사스주 제6 선거구 하원의원 보궐선거 공화당 후보 세리 김 지지 입장을 전날 공식 철회했다. 두 의원은 성명에서 “우리는 중국계 이민자에게 상처를 주고 사실도 아닌 그녀의 발언을 수용할 수 없다고 어제 세리 김에게 분명히 말했다”며 “그녀의 말이 우리가 지지하는 것과 반대되는 만큼 양심적으로 그녀의 출마를 계속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세리 김 후보는 지난달 31일 열린 후보 토론회에서 잠재적 중국계 이민자들을 가리켜 “나는 그들이 여기 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우리의 지식재산권을 훔치고, 우리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주고, 스스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그는 “나는 한국인이기 때문에 이렇게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AAPI 공동체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라는 게 두 의원 판단이다. 이들은 “하원 첫 한국계 미국인 공화당 여성으로서 우리는 공동체에 봉사하려는 동료(아시아계 미국인 및 태평양섬 주민) 공동체의 일원에게 힘을 주고 그들을 일으켜주고 싶다”며 AAPI 공동체를 상대로 한 증오가 고조되는 시점에 저런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사과하라고 세리 김 후보에게 촉구했지만 그녀가 후회를 내비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억울하다. 중국계 이민자가 아니라 중국 정부를 향한 언급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2일 언론에 “아시아계 미국인 대상 증오에 맞서기 위해 진보적 언론이 기울이는 노력의 일환이 아시아인이자 이민자인 나를 표적으로 삼는 것이라는 데에 충격 받았다”며 “나는 억압적인 중국 공산당에 반대하는 발언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어릴 때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와 텍사스에서 자란 김 후보는 국제 로펌 변호사로 활동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수석 고문과 연방중소기업청(SBA) 여성사업가 담당 청장보를 지냈다. 조지 W 부시 정부 때에는 복지부 고문을 맡았었다. 출마 선언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해 일했던 게 무척 영광스럽고 트럼프 전 대통령 업적도 매우 자랑스럽다”고 했을 정도로 노골적인 트럼프 지지자다.<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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