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사건으로 상실로 인한 애도2: 슬픔 극복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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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사건으로 상실로 인한 애도2: 슬픔 극복하는 방법
심리 상담을 하다 보면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가정이 다 완벽하지 않고,
무엇인가 한 가지 부족한 면이 있고, 아픔이 있다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아주 완벽한 사람과 가정도
없고, 아주 비극적이고 실망적인 상황도 없다는 면에서 보면 인간은 공평하다는 생각이 든다.
홈스와 라헤 박사의 인간 스트레스에 강도에 관한 연구에 의하면 배우자 사망, 이혼, 별거, 수감, 근친
사망, 개인적 부상이나 질병 순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서를 고려하면 사랑하는 자녀의
급작스러운 사망이 가장 큰 스트레스의 1위일 것 같다. 우리나라의 문화에서는 자녀가 죽으면 가슴에
묻고 산다고 한다. 즉 평생 자녀를 잊지 못하고 산다는 말이다. 이번 주 칼럼에서는 가까운 사람의
죽으로 인해서 애도하는 단계와 대처 방법에 대해서 제시하겠다.
제2단계: “왜 나인가? (Why me?)”단계
트라우마의 초기 충격에서 어느 정도 안정되면 “왜 나인가?”라는 생각이 스쳐 가면서 자연스러운 분노
감정이 일어난다. 이때 많은 트라우마 생존자들은: 왜 이러한 불행이 나에게 당한 것일까?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이러한 비극이 나에게 일어나는가? 전생에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내가 이런 참사를
당하는 것인가? 하나님은 왜 이러한 벌을 내리신 것인가? 내가 믿는 하나님은 이러한 상황을 왜
방조했나? 아무도 믿을 수 없고 안전하지 못해! 열심히 살아온 나에게 왜 이런 불행이 닥치는가?
이러한 생각이 스쳐 지나가면 당연히 분노, 배신감, 억울한 감정이 일어난다.
▪신체적인 증상
가슴이 답답하거나 터질 것 같고, 주먹이 불끈 쥐어지고 무엇을 부수고 싶기도 하고, 얼굴이 붉으락
거리고 골치가 아프고, 혈압도 상승한다.
▪심리적 증상:
▸ 슬픔과 우울감
트라우마와 인해서 사랑하는 가족을 상실했거나, 소중한 것을 잃었다는 생각에 이 동시에 일어난다.
하나밖에 없는 자녀가 세상을 떠나다니, 내가 얼마나 소중하게 지켜온 사람인데 내 곁에 없다니,
아무리 원망하고 슬퍼해도 죽은 사람이 돌아오지 않네…. 등의 상실감에서 오는 슬픔과 우울감이
발생한다.
▸죄책감: 내가 자녀를 지켜 주지 못했다는 생각, 왜 나만 살아있지? 내가 배우자나 자녀의 사망이
발생하는 순간 다른 행동을 했더라면…. 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 자신의
책임이라는 생각에 강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심하면 자살을 시도할 수도 있다.
▸불안과 공포감: 이 사건이 또 일어나면 어떡하지? 이제 아무것도, 아무도 곳도 안전하지 않아!
트라우마 생존자들은 이러한 감정을 느끼면서 혹시라도 이러다가 더 악화되어서 문제가 더 심각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본인 스스로 2차 피해를 느끼는 때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분노, 우울,
불안한 감정들 역시 정상적이라고 여기는 것이 중요하다.
▪이 단계에서 트라우마 생존자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
자신을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부정적인 감정이 발생하면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자신을
안심시키기는 행동이 중요하다. 즉 심호흡하고 음악도 듣기, 감정을 안전한 방법으로 풀기, 울고
싶으면 자신을 받아 주고 수용해 주는 사람들 앞에서 마음껏 울기 등이다. 가족들의 경우에는 사망한
사람에 대한 감정을 나누면서 서로 위로하기 등이 도움이 된다. 이 단계에서 혼자 있으면 힘들고,
주관적인 죄책감이 심하면 자해나 자살로 이어질 수 있기에 응급으로 심리 상담을 받아야 한다.
제3단계: 트라우마 사건으로 인한 상실로 인한 분노, 우울, 불안 등의 복합 감정 단계
트라우마 생존자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단계이다. 사건에 관한 악몽을 꾸거나, 침투적인 사고, 상상
등으로 인해서 불안하고, 상실감에서 오는 애도와 우울, 죄책감, 세상을 공평하지 않다는 생각에서
오는 분노, 배신감 등의 감정이 복합적으로 일어나는 단계이다. 필자의 상담에 의하면 이 단계에 있는
생존자들은 주위에서 위로도 받고, 아무리 울어도 죽은 자녀가 돌아올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머리로 생각하지만, 이러한 생각도 잠시이고,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자녀를 다시 볼 수 없다는
현실에 애도와 슬픈 감정이 북받쳐 올라오면서 울다가 지치기도 하고, 삶의 의욕을 잃기도 하고,
식욕이 떨어지고, 괜히 주위 사람들이 웃거나 편안해하면 “나는 이렇게 힘든데 너희들은 행복하냐!”
하는 생각에 주위 사람들에게 화풀이하고 싶기도 하다. 다시 말하지만, 이 단계에서 적절한 도움을
받지 않으면 자살 사고로 이어지거나 만성적인 트라우마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평소에 심리적인
취약성이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급성 조현병을 앓을 수도 있다.

▪이 단계에서 트라우마 생존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
트라우마 생존자들은 현재 가장 어려운 단계에 있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재 자신들이
경험하고 있는 복합적인 감정이 회복의 정상적인 과정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필요가 있다. 감정 기복이
심하고 충동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도 알아차릴 필요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트라우마의 후유증은 회복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지, 이러한 감정을 느낀다고 해서
절대로 생명에는 위협이 없고, 100% 안전하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상실의 감정을 안전하게 풀어내기: 심호흡하면서 자신을 안정시킨다. 하늘에 먼저 간 자녀에게 편지를
쓸 수도 있다. 자신의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하면 도움이 된다. 그림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다 보면
그림의 색깔이나 톤이 밝아지면서 정서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집단이나
모임에 참석해서 자신들의 감정을 이해받는 분위기에서 나눌 필요가 있다.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일이나 과제를 조금씩 시도해 볼 수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조금씩 가져도 된다.
▸복합적인 감정의 원인을 알아차리고 수용하기: 소중한 사람을 상실함으로 분노, 슬픔, 불안, 슬픔 등의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은 그 사람이 나에게 소중하기에 상실의 감정이 강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정상적인 감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사망한 사람과 평소에 소홀하거나 부정적인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은 그 사람이 죽어도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감정의 변화는 죽음 사람에 대한
다양한 생각 때문에 일어나는 정상적인 감정이다. (다음 주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