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에 중국유물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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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탄 뮤지엄 한국관에 전시돼 있는 중국 문화재들. <사진제공=문화유산회복재단>

‘한국 전통 제기 특별전’에 중국 그릇등 10여점 전시
한국 문화유산회복재단 “관람객들에 오해 소지” 지적

세계 4대 미술관인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뮤지엄(메트 뮤지엄)의 한국관에 한국 문화재들과 함께 중국 유물들이 함께 전시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 문화유산회복재단은 29일 “지난 28일 메트 뮤지엄의 한국관을 찾았는데 한국의 문화재들 사이에 중국 문화재들이 함께 전시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한국관에 특별히 중국 문화재들이 함께 전시될 이유가 없는 상황인데도 한국의 문화재들 사이에 놓여 있었다. 한국의 문화유산을 감상하려고 찾은 이들에게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메트 뮤지엄 웹사이트에 따르면 현재 메트 뮤지엄 한국관에서는 ‘한국 전통 제기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한국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8월6일부터 10월15일까지 진행되는 한국 제기 특별전에는 그릇과 장신구, 악기 등 한국의 전통 제례와 관련된 다양한 문화재들이 소개되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문화유산회복재단에 따르면 메트 뮤지엄 한국관 한쪽 벽면에 중국 원나라, 명나라와 청나라 시대의 그릇과 꽃병, 술병, 향로 등 10여 점이 전시 중이다.
이상근 재단 이사장은 “한국 고려와 조선시대의 도자로 된 그릇과 향로, 그릇 등 옆에 중국 문화재들이 쭉 전시돼 있었다. 왜 한국의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한국관에 중국 문화재들이 무슨 이유로 함께 전시돼 있는 지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남지은 재단 연구원은 “한국과 중국 간의 교류가 활발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의도였을 수도 있지만 전시 이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부족했다. 또 특별전에 전시된 한국과 중국 문화재들 간에 어떠한 연관 관계가 있는 지에 대해서도 설명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은 메트 뮤지엄의 한국 제기 특별전을 소개하는 웹페이지(metmuseum.org/exhibitions/listings/2022/jegi-korean-ritual-objects)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웹페이지에는 전시 순서대로 모든 전시품들이 소개돼 있고, 각 전시품마다 어느 국가의 것인지, 어떤 용도였는지 등을 사진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 전시품 목록에는 한국 문화재들이 보여 지다가 중국 문화재 10여 점이 갑자기 나오는데 왜 포함됐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이상근 이사장은 “메트 뮤지엄은 600여 점이 넘는 한국 문화유산을 소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굳이 한국관에 중국 문화재를 전시한 상황은 마치 전시공간을 빼앗긴 느낌”이라며 “더욱이 중국은 한국의 고유문화를 자기 것이라고 왜곡하는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데 세계의 수도라 불리는 뉴욕에서 한국의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메트 뮤지엄 한국관에 중국의 문화재가 전시된 상황은 관람객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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