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속에 숨어있는 성경이야기] 부화뇌동(附和雷同; 천둥소리에 맞춰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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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진 목사(시카고빌라델비아교회 담임)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로마서 12:2-

부화뇌동(附붙을 부;和화할 화;雷우레 뇌;同한 가지 동)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이나 판단없이 그저 다른 사람을 맹목적으로 쫓아간다는 의미입니다. 예기(禮記)의 곡례(曲禮)에 이르기를, 毋勦說(무초설); 남의 설(說;말)을 (훔쳐) 가져다가 자기의 설(말)이라고 하지 말며, 毋雷同(무뢰동); 남의 말에 부화뇌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논어(論語)의 자로(子路)편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남쪽 사람들의 속담에는 ‘사람이 한결같지 않으면 의사나 무당조차 고칠 수 없다’고 하고, 주역(周易)에는 ‘덕(德; 인격)이 한결같지 않으면 수치스러운 일을 당할 것이니 굳이 점(占;미래의 일을 물어보는 것)을 칠 필요조차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다시 말해, 변덕이 심한 사람은 고치기 어려우며, 인격이 든든한 바위와 같지 않으면 수모를 당하거나 낭패를 당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자는 ‘군자(君子)는 사람들과 조화롭게 어울리지만(和) 부화뇌동하지 않으며, 소인(小人)은 부화뇌동하지만(同) 사람들과 화합하지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和는 화(惒;화할 화; 마음이 서로 하나가 됨)를 쓰기도 합니다. 동(同)은 (먹을 것이 있는) 큰 그릇(凡; 무릇 범)과 입(口; 입 구)이 합쳐져서 같을 동(同)이라는 글자가 되었습니다. 화(惒)는 마음이 하나됨에 더 큰 비중이 있는 반면, 동(同)은 먹을 것에 더 집중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군자는 마음에서부터 하나됨을 추구하지만, 소인은 먹고 마시는 것에서부터 하나됨을 추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먹고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서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로마서 14:17)고 하였습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에서 말하기를, 이 세대를 본받지 말라고 합니다. 세상의 명예나 재물이 좋다고 무작정 부화뇌동(附和雷同)하지 말고 새로운 마음으로 하나님의 선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라고 권면합니다. 세상의 일은 변화무쌍하게 급변하고 있으며 과학기술이 나날이 발전하지만 오히려 영원하신 하나님의 말씀은 변하지 않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편리해지고 기술이 발달한다 할지라도 하나님이 주신 ‘믿음’과 ‘소망’과 ‘사랑’의 가치는 영원히 변하지 않습니다. 사도 바울은 그 영원한 가치보다 더 귀한 것은 없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허망한 세상 일에 일희일비(一喜一悲; 사소한 것에 기뻐하거나 슬퍼하는 것), 부화뇌동(附和雷同) 하지 마시고, 오직 실신하신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와 사랑에 감사하며 살아가시기를 축복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