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시티즌스 은행, 파산 SVB(실리콘밸리은행)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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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1,100억달러 등 포함 인수은행 주가 54% 급등

노스캐롤라이나에 본점을 둔 중소 은행인 퍼스트 시티즌스 은행(이하 퍼스트 시티즌스)이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을 인수한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27일 퍼스트 시티즌스가 SVB의 모든 예금과 대출을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퍼스트 시티즌스의 지주사인 퍼스트 시티즌스 뱅크세어스는 SVB 자산 1,100억달러, 대출 720억달러, 예금 560억달러를 인수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 합의에는 약 720억달러 규모의 SVB 자산을 165억달러의 할인된 금액에 인수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약 900억달러 규모의 증권과 다른 자산은 FDIC의 법정관리 대상으로 남으며, FDIC는 5억달러 상당의 퍼스트 시티즌스 주식평가보상권(SAR)도 갖게 된다.

17개 SVB 지점은 이날부터 퍼스트 시티즌스 은행 지점으로 이름을 바꿔 영업에 들어갔다.

FDIC는 예상 손실이 약 200억달러이지만, 정확한 손실 규모는 법정관리가 종료될 때 확정된다고 밝혔다.

SVB는 이달 초 유동성 문제가 불거진 뒤 스타트업을 비롯한 예금주들의 대량 인출 사태(예금 대량 인출)로 하루 만에 400억달러 넘는 돈이 빠져나가면서 지난 10일 파산했다. SVB 파산은 미국 은행 역사상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1898년 출범한 퍼스트 시티즌스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는 1,093억달러로 미국 내 은행 중 30위 수준이다. 다만 퍼스트 시티즌스는 파산한 경쟁 은행들을 인수한 경험이 있다. 이 은행은 2009년 이후 총 20개 이상의 파산 은행을 인수했으며, 작년에는 CIT 그룹을 20억달러에 사들였다.

인수 성공 소식에 지주사 퍼스트 시티즌스 뱅크세어스의 주가(심볼: FCNCA)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전일 대비 무려 53.7%(313.06달러) 급등한 895.61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