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F
Chicago
Monday, April 20, 2026
Home 종합뉴스 주요뉴스 “하루 69시간 근무?”…시카고시, 이해 어려운 외부 변호사 비용 수백만 달러 지급 논란

“하루 69시간 근무?”…시카고시, 이해 어려운 외부 변호사 비용 수백만 달러 지급 논란

14
yahoo닷컴

시카고시가 외부 로펌에 지급한 법률 비용 청구서에서 하루 24시간을 넘는 ‘불가능한 근무시간’이 반복적으로 기록됐음에도 비용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한 로펌은 24시간 동안 변호사 한 명이 69시간을 근무한 것으로 청구했다. 또 다른 시가 고용한 로펌에서는 한 직원이 하루 24시간 이상 근무한 기록이 15차례, 또 다른 직원은 최소 7차례 확인됐다. 시카고시는 이들 청구서에 대해 모두 비용을 지급했다.

이 같은 청구서는 경찰 위법행위 관련 연방 민권 소송 방어를 위해 시가 지난 10년간 민간 로펌에 지급한 수억 달러 규모 비용 가운데 일부다. 특히 2025년 한 해 동안만 시카고시는 유죄 판결이 뒤집힌 사건 관련 소송 대응을 위해 2천만 달러 이상을 외부 로펌에 지급했다.

이 청구서들은 시카고 법무국(Chicago Department of Law)이 막대한 비용 청구를 제대로 검증하고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자료다.

트리뷴이 지난 10년간 청구서를 분석한 결과, 하루 24시간을 초과한 근무시간이 기록된 사례가 최소 40건 있었으며, 시는 이를 걸러내지 못하고 비용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로 ‘과다 청구 가능성’ 경고가 표시된 경우에도 시는 대부분 비용을 그대로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는 시카고시가 유죄 판결 번복 사건 대응을 위해 고가의 민간 변호사를 장기간 고용하는 전략으로 납세자 부담이 증가했다는 트리뷴의 기존 보도 이후 나왔다. 트리뷴에 따르면 시카고는 이 같은 사건 해결 비용이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보다 평균적으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24시간 초과 청구가 확인된 세 개 로펌은 트리뷴 취재에 최소 한 건 이상의 오류를 인정하고 일부 비용을 반환했다고 밝혔다.

특히 절반 이상의 사례를 차지한 보칸 & 스케힐(Borkan & Scahill) 로펌은 일부 직원 이름으로 여러 보조 직원들의 작업을 묶어 청구한 관행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카고시 규정은 실제 업무 수행자의 이름을 명시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규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로펌은 또 2024년 한 변호사가 하루 28시간 이상 근무한 것으로 기록된 사례에 대해 “긴급 상황에서 다른 변호사들이 수행한 업무가 기존 승인된 변호사 이름으로 기록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2021년 한 변호사가 33.6시간 근무한 것으로 기록된 청구서는 실제로는 3.6시간이었으며 오류가 확인된 뒤 시에 환불했다고 밝혔다.

소토스 로펌(Sotos Law Firm)도 2020년 변호사 2명이 각각 59.7시간, 69.4시간 근무한 것으로 청구된 사례를 인정했다. 해당 로펌은 청구 부서의 단순 입력 오류였으며 이후 비용을 환불했다고 밝혔다.

헤일 & 모니코(Hale & Monico) 로펌에서도 2021년 한 변호사가 하루 25시간 근무한 것으로 기록된 사례가 있었으며, 담당 변호사는 근무 날짜 입력 실수였다고 설명했다.

시카고시는 카운셀링크(CounselLink)라는 전자 청구 시스템을 사용해 의심스러운 청구 항목을 자동 표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가 기록되면 경고 표시를 한다.

그러나 트리뷴 분석 결과, 지난 10년간 약 1,500건의 청구서가 하루 10시간 초과 근무로 표시됐지만 실제 비용이 삭감된 경우는 139건에 불과했다.

예를 들어 2021년 한 사건 재판 기간 동안 제출된 청구서에는 하루 10시간 초과 근무 사례가 162건 포함됐지만, 시는 해당 금액 약 6만9,242달러를 전액 지급했다.

총 47만2,000달러 규모 청구서 가운데 삭감된 금액은 18분짜리 업무 비용 27달러뿐이었다.

시 법무국은 “대형 사건에서는 장시간 근무가 불가피한 경우도 있다”며 10시간 기준은 단순 참고용이라고 설명했다.

트리뷴 조사에 따르면 록 푸스코 & 코널리(Rock Fusco & Connelly) 로펌의 두 변호사는 2025년 각각 약 64만 달러와 52만5천 달러를 청구했다. 이 가운데 약 10만 달러는 하루 10시간 초과 근무에 따른 비용이었다.

반면 동일 사건을 관리하는 시 법무국 부국장은 연봉이 약 20만5천 달러 수준으로, 민간 변호사 비용과 큰 차이를 보였다.

시카고 법무국은 지난해 가을부터 제3자 검토 시스템을 도입하는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평균 6.5% 비용 절감 효과를 보였으며 올해 확대될 예정이다.

또한 올해 3월 새 지침을 발표해 한 직원 계정을 여러 직원이 공유해 청구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새 지침에는 중요한 재판 준비나 심문 등 특별한 상황이 아닌 경우 하루 10시간 이상 청구를 제한하는 규정도 포함됐다.

시 법무국은 성명에서 “장시간 근무는 업무 집중도와 생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외부 변호사들이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점봉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1038 S Milwaukee Ave Wheeling, IL 60090
제보: 847.290.8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