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정부의 복지 제도 개정안 시행과 맞물려 일리노이주에서 푸드스탬프(SNAP) 수혜 자격을 잃거나 혜택이 축소된 주민이 40만 명을 넘어섰다. 표면적으로는 연방 정부의 의무 근로 요건 강화가 주된 요인으로 거론되나, 일리노이주 정부의 행정 처리 지연과 검증 절차 강화가 대규모 탈락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리노이 타임스 통계에 따르면, 일리노이주의 SNAP 등록 수혜자 수는 2011년 월간 데이터 집계 시작 이후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연방 법안(H.R. 1)에 따른 의무 근로 기준 미충족으로 자격을 잃은 인원은 약 10만 4천 명으로 집계됐다. 의무 근로 외에 대규모 자격 상실 및 혜택 삭감이 발생한 배경에는 일리노이주의 높게 측정된 ‘지급 오류율(Payment Error Rate)’과 이에 대응하는 주정부의 행정 방식 변화가 있다.
미 농무부(USDA) 발표에 따르면 일리노이주의 지급 오류율은 14.67%로 전국 최상위 수준이다. 이러한 오류의 상당수는 부정 수급보다는 주정부의 인력 부족, 노후화된 전산 시스템, 시급제 근로자의 소득 변동 반영 지연 등 행정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개정된 연방 기준에 따라 2028년부터 오류율이 높은 주는 연방 지원금 일부를 주 자체 예산으로 부담해야 하며, 일리노이주의 경우 연간 약 7억 500만 달러 규모의 주 재정 투입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재정 부담에 직면한 주정부는 장기적인 전산 시스템 현대화나 인력 확충에 앞서, 수혜자에 대한 소득 증빙과 자격 재심사 절차를 대폭 강화했다. 과다 지급에 따른 연방 패널티를 줄이기 위해 서류 제출 기준과 기한을 엄격히 적용하면서, 행정 검증의 부담이 수혜자 개인에게 전가되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과정에서 행정 현장의 과부하와 절차적 문턱이 높아지면서 저소득층 주민들의 불이익이 가시화되고 있다. 소득 변동이 잦은 파트타임 노동자나 온라인 서류 제출이 어려운 노약자, 한부모 가정이 제때 증빙을 완료하지 못해 자격을 상실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관공서 창구의 장시간 대기와 전화 상담 마비 등 행정 차질이 이어지며 정상적인 수혜 대상자들의 재심사 절차마저 지연되는 실정이다.
결국 연방 정부의 재정 불이익을 피하기 위한 주정부의 단기적 검증 강화 조치가 행정 처리 지연과 맞물려 취약계층의 안전망 이탈을 가속화했다는 평가다. 주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행정 시스템 개선이 동반되지 않는 한, 저소득층의 복지 공백 우려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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