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기준 7.28%, 2년래 최고
▶ 약 200만 명 구입 능력 상실
▶ ‘이자율 잠금’ 현상 부채질
국영모기지 보증기관 프레디맥이 집계하는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지난달 24일 발표 기준 7.03%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 금리가 7%를 넘어선 것은 2025년 1월 이후 처음이다. 금리는 다음 주에도 7.28%로 일주일 만에 무려 약 0.25%포인트 급등했다. 이 같은 상승폭은 2025년 초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모기지 금리 상승의 주요 요인은 5%를 넘어선 10년 만기 국채 금리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브렌트유 가격도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면서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진 것이 원인이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지난달 연방기금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3.75~4.00%로 조정한 것도 모기지 금리 상승의 간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 주택시장 추가 둔화 전망
1년 반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른 모기지 금리는 이미 둔화 국면에 접어든 주택시장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8월 기존주택 판매량은 2026년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계약이 완료되기 전 단계인 잠정 주택판매도 전년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다.
모기지 금리가 7%대에 진입한 것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심리적 의미를 갖는다. 주택시장에서 바이어의 협상력이 커지기 시작하는 시점에 금리가 오르면서 주택 구매 수요를 더욱 강하게 억누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기존 모기지의 약 절반이 여전히 4% 이하의 낮은 금리를 적용 받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기존 주택 소유주들이 낮은 금리를 포기하고 더 높은 금리의 새 모기지로 갈아타는 것을 꺼리고 있다. 낮은 금리에 묶여 있는 이른바 ‘금리 잠금’(Lock-In)현상이 계속되고 있는데, 금리가 오를수록 이 같은 현상이 더욱 확산될 수 있다. 이 같은 금리 잠금 현상이 이어질 경우 주택 매물 공급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주택 시장은 더욱 둔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 구입 앞두고 0.5%포인트 상승 대비해야
부동산 전문가들은 바이어의 경우 매주 발표되는 금리 변동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 금리 변동 가능성을 예산에 미리 반영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온라인부동산플랫폼 리얼터닷컴이 2000년 이후 모기지 금리 변동성을 분석한 결과, 주택 구입 완료 시점을 3개월 앞두고 있다고 가정했을 때, 금리가 0.50%포인트 등락할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현재 금리를 기준으로 할 경우 약 7.25~7.75% 범위가 해당된다. 월 모기지페이먼트 예산을 2,000달러로 잡은 바이어의 경우 이 정도 수준의 금리 변동에 따라 주택 구입 여력에 약 3만 달러 이상 차이 날 수 있다.
■ 8%도 불가능하지 않다
7%를 돌파한 모기지 금리가 올해 8%까지 오를 수 있을까? 부동산 전문가들은 가능성은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기관을 상대로 모기지뉴스데일리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지난달 말 7.45%로 프레디맥의 발표 수치보다 더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지 금리는 경제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 상승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에 따라 금리가 8%대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매물 정보 공유 시스템 브라이트 MLS의 리사 스터테번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융매체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모기지 금리 8%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중동 지역의 분쟁과 인플레이션, 계속되는 경제 불확실성에 따라 상황이 크게 달라질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올가을 금리가 7~7.5%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다”리고 말했다.
■ 국채 수익률과의 스프레드가 관건
경제학자에 따르면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8%까지 오르려면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과 30년 모기지 금리 간 격차가 더 벌어져야 한다. 국영모기지 보증기관 패니메이에 따르면 모기지 금리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에 이른바 ‘스프레드’(Spread)를 가산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이 스프레드에는 모기지 대출을 취급하는 데 드는 대출기관의 비용과 함께, ‘모기지담보부 증권’(MBS)에 내재된 추가 위험 등이 반영된다. 모기지 대출기관은 발급한 모기지 대출 채권을 모기지담보부 증권으로 묶어 투자자들을 상대로 재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리얼터닷컴의 제이크 크리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담보부증권 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과 모기지 금리 간 스프레드가 확대된다면 모기지 금리가 8%에 도달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멜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현재 스프레드가 약 2%포인트에 근접해 있는데, 이는 2025년 5월의 약 2.50%포인트, 2023년 여름의 약 3%포인트와 비교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다.
■ 200만 명 이상 구입 여력 잃어
모기지뉴스데일리 자료에 따르면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8%를 기록한 것은 2023년 10월 18일이 마지막이었다. ‘전국주택건설업협회’(NAHB)의 나 자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모기지 금리가 7%이고 주택 중간가격이 41만3,595달러일 경우 미국 가구의 약 70%가 새 주택을 구입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자오 이코노미스트는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7%에서 7.5%로 오르면 약 210만 가구가 주택시장 밖으로 밀려날 것으로 추산했다. 금리가 다시 8%까지 상승하면 추가로 약 220만 가구의 구입 여력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자오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금리가 7%에서 8%로 상승할 경우 총 430만 가구가 중간가격 수준의 신규 주택을 구입할 수 없게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준 최 객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