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요리칼럼] “쑥갓 생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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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아 요리연구가

“쑥갓 생절이”

 

남편과 여행길에 올랐다. 단촐하게 꾸린 짐을 차에 싣고 끝없이 펼쳐지는 옥수수 밭 사이를 달린다. 뜨거웠던 태양빛도 해 그림자 따라 서서히 물러가고 붉은 노을이 하늘을 물들이고 곧이어 까만 밤하늘에 촘촘히 박힌 별들이 빛나기 시작하면 내일의 일정을 위해 숙소에 든다. 미국의 자동차 여행은 낭만과 동시에 단조로움의 연속이다. 하루를 꼬박 달리는 긴 여정 속에서 우리가 정말 간절히 바랐던 것은 재미있게도 아름다운 풍경이나 조각같은 절경이 아닌 따끈한 우동 국물 한 모금이었다. 서울에서 동해로 이어지는 영동고속도로 한 중간에 위치한 봉평 휴게소의 우동 한 그릇이 얼마나 간절하던지.

 

대관령자락에 위치한 봉평 휴게소는 여느 휴게소의 우동과 달리 따끈한 우동 위에 쑥갓 한 줌을 올려준다.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우동 국물의 하얀 연기 속에서 신령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쑥갓 한 줌. 쑥갓이 가진 그 독특하고도 산뜻한 향에 매료되어 남편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잊지 않고 시간을 내어 들르곤 했었다. 따끈한 국물 한 모금 마시고 하얀 우동과 싱싱한 쑥갓을 한 젓가락에 들어 높이 올리면 자연스레 입안에 침이 고이고 쏟아지던 졸음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다. 쑥갓의 알싸한 향이 머리를 맑게 해주는 것이다.

 

오늘은 단순한 조리법과 간단한 재료로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쑥갓 생절이를 소개한다. 쑥갓 생절이는 쌉싸름한 풀향기 가득한 찬이다. 쑥갓과 어우러진 붉은 빛의 당근이 오도독 오도독 생생한 식감을 더해주고 고소한 땅콩이 입안을 부드럽게 감싸 여름철 지친 입맛을 돋우기에 제격이다. 쑥갓은 예로부터 우리 몸의 순환을 촉진해 소화 기관을 튼튼하게 하고 대소변을 순조롭게 해주며 가래를 없애는 식재료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A와 C, 클로로필이 다량 들어 있어 혈액을 정화하는데 도움을 준다. 기미와 주근깨 및 각종 색소 침착 질환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여성들에게 특별히 좋은 식재료이다. 100g당 21kcal를 내는 저열량 식재료이면서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면역력을 높이고 암과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열을 가하지 않은 살아있는 식재료를 가장 단순한 조리법으로 요리하는 것은 건강한 식습관의 시작이며 이것은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다. 자연이 가진 영양소를 온전하게 보존한 식단은 우리의 몸을 살리고 마음을 살린다. 싱싱한 쑥갓을 뚝뚝 잘라 무심한 듯 넣어주고 당근은 채 썬다. 가루간장과 매실액, 마늘을 섞어 만든 양념장을 뿌려 살살 섞고는 굵게 다진 땅콩가루를 뿌려 낸다. 살아 있는 생명을 먹는다. 뜨거운 여름, 자연이 주는 건강밥상으로 활력을 찾도록 하자.

쑥갓 생절이

 

재료

쑥갓 1줌, 당근 1/4개, 매실액 1작은술, 가루간장 약간, 마늘 약간, 땅콩 가루

 

만들기

  1. 쑥갓은 물에 씻어 물기를 빼 놓는다.
  2. 당근은 곱게 채 썬다.
  3. 가루간장, 매실액, 다진마늘을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4. 준비해 둔 쑥갓과 당근을 적당한 볼에 담고 가루간장 양념장을 넣고 버무린 후 땅콩가루를 뿌려낸다.

 

서정아의 힐링건강요리교실

문의ssyj20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