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시카고조선인교회 조광철 목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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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론자들을 하나님의 종으로!”

조선족·탈북자 중심 시카고조선인교회 조광철 담임목사

 

엘크 그로브 빌리지 타운에 위치한 시카고조선인교회는 지난 2007년 조광철 목사 가정을 중심으로 조선족 2~3명이 매주 수요일 저녁마다 모여 예배를 드리는 것을 시작으로, 시카고한인교회(담임목사 서창권)로부터 장소와 재정 지원을 받아 2010년 9월 창립예배를 갖고 4년간 예배를 드렸다. 교회 위치가 조선족들이 거주하는 지역과 다소 멀었기에 1년반 전부터는 엘크 그로브 소재 노스웨스트장로교회(담임목사 김성득)의 장소 지원을 받아 새로 정착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또한 조선족인들 뿐만 아니라 탈북자, 한족 성도들이 늘자 지난해에는 공동의회에서 교회명칭을‘시카고조선족교회’에서 ‘시카고조선인교회’로 변경했다. 공산권 배경에서 온 성도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쉽지 않은 여정을 걷고 있고 지금도 그 길 위에서 묵묵히 기쁨으로 감당하고 있는 조광철 담임목사로부터 조선인교회에 대해 들어봤다.

Pastor Cho조광철 담임목사

■영혼구원 초점 맞춘 사역

조선족, 탈북자 성도들이 역사적, 문화적 배경이 달라 한인교회에서의 적응이 쉽지 않자 이들을 위한 별도의 교회가 필요하겠다 생각했고 꿈 꿔오던 조선족, 중국인, 탈북주민이 함께 신앙 생활하기로 한 것이 조선인교회의 시작이다. 성도들이 대부분 조선족, 탈북자인 조선인교회라고 해서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고 지원해주는 사역을 하는 것은 아니다. 탈북자, 조선족 중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많고 그들에게 힘이 되는 사역은 정말 필요하다. 다만 우리교회는 영의 채움을 위한 복음전하는 영혼구원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고 더군다나 힘없고 작은 우리들은 교회안 성도들을 챙기기에도 벅찰 때가 많아 도움을 요청하는 분들의 필요를 다 못 채워 주고 있는 실정이다.

주일예배를 마치고 친교시간에 제공되는 음식이 맛있다고 소문이 나 친교음식 맛보러 오시는 분들도 많았다. 하지만 예배와 친교가 같이 이뤄지길 원했고 교회를 찾는 분들에게 예수 안에서 친교를 가르칠 때가 됐다 싶어 간단한 친교 후 전교인 다 함께 중보기도시간을 갖는다. 또한 우리교회는 조선족, 한족, 탈북자로 구성된 성도들을 위해 성경공부도 중국어 반, 한국어 반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특히 중국 유학생들이 많은데 이들에게 삶에 도움을 주고 싶지만 작은 교회로서 감당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오고 있다. 우리가 힘이 되든지 안되든지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우리는 이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사명을 갖고 있기에 그 수가 늘면 중국어 예배도 드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구제보다 복음이 먼저!

난민을 돕는 비영리단체 ‘월드 릴리프’를 통해 많은 탈북자들이 들어오는데 현재 통역가로 무료봉사를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시카고에 오는 탈북자들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고 이들에게 통역, 라이드 등을 도와줄 뿐만 아니라 복음을 전하고 교회로 인도하다 보니 탈북자 성도가 증가하게 됐다. 월드 릴리프 측에서도 점점 더 많아 질 것이라고 말했고 탈북자 성도들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생각된다. 월드 릴리프를 통해 오면 집, 직업훈련 및 소개 등으로 탈북자들을 돕고 있는데, 조선인교회가 협력을 하기로 해 우리교회에서 그들의 필요를 대신 찾아줘도 정식 승인이 되는 등 협력하고 있다.

탈북자, 조선족들이 이 땅에서의 삶은 결코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의 삶을 풍족하고 평안하게 해준다고 해서 안 믿는 자들이 하나님 영광을 보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복음은 복음이고, 구제는 구제다. 사역의 초점은 복음이 우선이다. 복음을 거부하면 구제까지 이어지는 것은 사실상 힘든 부분이 있다. 가끔 우리교회로 삶을 도와달라고만 하는 분들을 바라봐 줄 수 없고 그들에게 ‘당신의 오늘 삶에만 도움되지, 영원한 삶에는 도움이 안 된다’고 분명하게 전하다 보면 더 도와주지 않는다며 비난하는 분들도 있다. 사실상 제일 많이 도와주고 제일 많이 욕먹는 목사인데 욕 먹더라도 목사로서의 복음의 양심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복음 전하는 일은 그 초점을 정확하게 맞추고 나서 구제활동이 병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선인교회의 특징은 예수님을 전혀 모르고 교회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신앙 수준이 초보단계에서 시작하다 보니 봉사, 섬김, 헌신, 헌금 등이 아직 힘들고 뿐만 아니라 대외적인 사역은 아직 할 수 없기에 열심히 기도하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교회에 처음 나오는 분들이 많아 신앙훈련을 마치고 세례를 받는 수가 많은데 지난해의 경우만해도 부활절, 창립주일, 크리스마스 등 절기마다 세례를 줬다. 세례받는 자가 늘어나는 것은 목회자에게 기쁨이다.

church group pic

2010년 9월 시카고한인교회에서 열린 시카고조선인교회 창립예배 후 성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마음을 열고 하나님을 바라보라

하나님은 살아계시고 도와주시는 분이다. 개인적으로 신앙생활은 마음을 여는 것이 가장 우선순위다. 중국, 북한에서 온 분들은 공산권 무신론에 젖어있었다 보니 예수님을 거부하기 일쑤다. ‘알기에 거부한다’가 아닌 ‘무작정 거부한다’는 식이다. 신앙은 일단 마음을 여는 것이 신앙의 시작이고 발전이다. 마음을 열어야 들리기 때문이다.

조선인교회 특징 중에 기도응답의 기적이 많다. 미성숙한 성도들에게 더욱 뚜렷하게 보여주시기 위해 하나님은 기도를 즉각 응답해주시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불법체류로 들어왔다가 추방절차에 놓여졌고 그 사이에 결혼하고 자녀를 두게 돼 살고 있던 성도가 있다. 그러던 중에 이민국에서 나와 추방날짜를 잡아버린 것이다. 당시 우리 모든 성도들이 금식하며 하나되어 기도했다. 12월 2일이 추방날짜였는데 12월 1일 추방연기명령이 떨어졌고 2주 후에 재심판결이 나왔다. 당사자가 공산권 출신이다 보니 재심의 경우는 보통 안 보내는 게 관례다. 이후 소셜, 워킹퍼밋, 영주권 등으로 해결의 길을 찾을 수 있었다. 해결 방법이 없고 막막하다고 느끼던 그 순간에 성도들이 합심해서 기도하니 이러한 기적을 보여주신다. 마음 열고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을 통해 하나님의 일하심을 뚜렷이 보여주시는 다양한 기적을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기적에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하나는 ‘우연이다’ 다른 하나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는 것이 정말이구나’다. 이에 두 번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은 그 다음 신앙의 성숙 단계를 들어가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힘들고 어려운 부분이 많았지만 실재적으로 그 속에서 하나님께서 계속 일하시고 계신다. 작은 교회지만 조선족과 탈북자 등 전도사 2명이 있고, 믿지 않을 것 같은 이들에게 복음이 전해져 그들이 신앙고백하고 성숙된 신앙인의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때로는 떠나갔다 해도 힘들면 내 교회라며 다시 찾아와 삶을 나누고 또한 성도들은 그들을 위로해주며 꾸준히 신앙 생활하는 모습을 보며 참 기쁨을 느낀다.

■조선인교회의 기도 제목

신앙이라는 것이 본인의 지식, 문화적인 배경을 갖고 신앙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공산권에서 온 성도들은 무신론이 삶의 배경이 될 수밖에 없고 정부에서 모든 것을 준다는 공산권 체제 속 무속신앙에 익숙한 이들에게 무신론에서 유신론으로 넘어가는 부분이 오래 걸린다. 대게 하나님 믿을 때는 ‘경제적인 필요를 채워달라’는 식의 신앙으로 나아가려는 부분이 종종 있는데 이들은 이익이 해결되면 교회를 쉽게 떠나곤 한다. 특히 하나님을 향한 마음 없이 필요만 채워지기 위해 교회를 찾는 분들에게 힘든 점이 많다. 기도 외에는 방법이 없다. 우리에게 믿음의 신앙의 기초가 다져질 수 있도록 중보기도가 필요하다. 또한 상황적으로 어렵고 힘든 면에서 탈북자들에게 관심을 더욱 많이 보게 되지만 조선족, 한족, 탈북자 모두 똑 같은 분들이다.

개인적으로나 교회적 차원에서 신앙을 심어, 훈련시키고, 기도와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고 사역에 동참, 동력 하길 원한다며 항상 손을 내밀어 주시는 모든 한인교계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조선인교회 창립부터 지금까지 교회를 잘 유지할 수 있는 것엔 한인교회들의 도움과 역할이 크다. 우리 성도들이 하나님께서 모두를 통해 일하심을 느끼고, 보고, 듣게 해주심에 항상 감사하고 있다.

■하나님 만난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2007년, 중국 개혁개방으로 노동력 송출이 시작될 쯤 미국으로 오게 돼 해운회사에서 선원으로 일하게 됐다. 하지만 선원 중 1명과 갈등이 생겨 24살 혈기왕성했던 젊은 시절 무작정 배에서 내리고 뉴욕에 살다가 시카고로 와 처음 교회에 가게 됐다. 첫 예배에서 하나님 음성을 듣고, 살아계심을 체험하고 3개월 후쯤 수요찬양예배에서 찬양 중 ‘하나님 좋아하시는 일을 뭐든지 하겠습니다’는 믿음의 고백을 하게 됐다. 그 이후 복음 전하는 일에 집중하며 평신도로 신앙생활을 시작해 서리집사, 청년부 간사, 방송팀 등 교회 사역을 해갔고 신학교를 마치고 목사안수를 받게 됐다. 복음을 처음 알고 내 가족, 형제, 친척, 친구들에게 전해야 하겠다는 마음 때문인지 미국에 거주하는 조선족, 탈북자들은 교회 복음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많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그 때에 중국에 가서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다.<홍다은 기자>

 

 

▣ 주소 : 301 Ridge Ave, Elk Grove Village, IL 60007

▣ 문의 : 847-651-7111

▣ 예배시간 : 오후3시 주일

 

<조광철 목사 약력>

1972년 – 중국 하얼빈 흑령강성 태생

1997년 – 도미

2010년 – 전도사로 시카고조선족교회 창립

2012년 – 중부개혁신학대학·대학원 졸업

2013년 – 목사 안수

2013년~현재 – 시카고조선인교회 담임목사 시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