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선택 줄어”… 기업들 제품 ‘간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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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과 공급망 위기를 거친 기업들이 출시하는 제품군을 단순화시키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이득인지 여부가 논란이다. [로이터]

▶ “각양각색 진열대 이제 옛말”
▶안팔리면 빼고 인기제품 집중
▶ 수익 압박, 효율성 제고 노력
▶수익 압박, 효율성 제고 노력
▶‘결정 장애’ 소비자에는 도움

각양각색의 물품을 끝없이 늘어놓으며 화려함을 자랑했던 매장들의 진열대가 점차 간소해지고 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수많은 제품으로 그간 소비자에게 거의 무한한 선택권을 줬던 기업들이 최근에는 인기제품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고 지난 3일 보도했다. 이같은 트렌드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이에 따른 공급망 사태를 겪으면서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기업들은 수익이 적은 판매 상품은 없애고 신상품을 노출할 공간을 늘림으로써 매출 증대를 꾀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도 ‘결정장애’와 같은 쇼핑 스트레스를 줄여준다는 점에서 장점이다.

장난감 업체 해즈브로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더 적게, 더 크게, 더 좋게”라는 자사 철학을 언급하며 제품 수를 약 절반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할인 소매업체 체인인 달러 제너럴도 마요네즈와 같은 제품군을 정리하고 있다.

이와 관련, 토드 바소스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는 그 차이를 알지 못할 것”이라며 “소비자가 진열대에 갔을 때의 삶을 더 단순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 백화점 메이시스와 콜스도 매장 내 제품군을 줄였다. 대신 온라인에서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최근 몇 년간 차량을 단종시키고 차량 색상 선택지를 제한해왔다.

글로벌데이터의 닐 손더스 전무는 경제적인 압박과 인플레이션 때문에 기업들이 제품 종류를 줄인다고 설명한다.

그는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소매업체들은 효율성을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이는 부분적으로 잘 팔리지 않는 상품을 정리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 매장에 물건 종류가 너무 많이 쌓여 있으면 품질 낮은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이라는 인상을 준다는 분석도 있다.

밴더빌트 대학 켈리 골드스미스 마케팅 교수는 “일반적인 미국 식료품점은 너무 많은 상품 종류로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소비자에게는 ‘결정 마비’와 ‘선택 과부하’를 불러일으킨다”며 “종류를 줄이는 것이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자들이 제품군을 축소하는 동안, 유통업체들은 자체 브랜드를 확대해왔다. 일반적으로 유통업체 자체 브랜드 제품은 제조업체가 생산해 납품한 제품보다 저렴하다.

자사 브랜드 제조업체 협회(PLM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유통업체 브랜드 제품의 매출은 전년 대비 4.7% 늘었다. 같은 기간 제조업체 제품은 3.4% 증가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