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강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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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훈 목사(모자이크교회 담임)

살다 보면 다른 사람의 허물이 보이기 마련이다. 부부관계에서도 그렇고 친구관계나 일터에서도 서로의 허물로 인해 실망과 아픔을 겪게 된다. 우리는 모두 긍휼과 자비가 필요한 연약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구할 것은 이런 모든 허물을 품고 감싸줄 수 있는 용광로와 같은 사랑이다. 그러나 그 용광로와 같은 사랑의 불은 온유의 불길이어야 한다. 온유함으로 친절과 자비를 베풀고, 서로를 감싸고 돕고 세워주는 일들이 우리의 가정과 일터와 삶의 현장에 드러나야 한다. 우리는 이런 사랑의 온유함에서 자라가야 한다.

온유함은 강한 사랑의 표현이다. 어느 사람은 예수님이 채찍을 들어 성전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을 내어쫓으시며 분개하신 것을 이유로 자신도 개혁자처럼 행동하려고 한다. 그러나 예수님이 죄악 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자신의 몸을 십자가에 내어 주시고 희생하신 것을 생각해야 한다. 온유한 사람은 죄악 된 일에 의분이 있더라도 남을 해하거나 파괴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 도리어 죄악에 빠진 사람을 치유하고 회복시키기 위해 수고한다. 이것이야 말로 강한 사랑의 표현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그렇게 사랑하셨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탕자의 비유를 보라. 아버지는 허랑방탕하다 돌아온 작은 아들을 품에 앉고 입맞추며 즐거워했고, 잃었던 아들을 다시 찾은 것으로 인해 감사했고, 그의 아들의 신분을 회복시켜주었다. 허물과 죄로 실패한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신 것이다. 예수님은 또 간음하다 대낮에 붙들려온 여인에게 욕하고 저주하며 돌을 던지려는 사람들에게 죄 없는 사람이 먼저 돌을 던지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주님은 그 여인에게 다시는 죄를 범치 말라고 하셨다. 우리 주님은 회개의 기회를 주시며 온유한 사랑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셨다. 온유함은 나약하거나 어리석은 행위가 아니다. 도리어 온유함은 자기 안에 정죄와 분노의 마음을 다스리는 강한 행위이며, 실패한 사람을 일으켜 세워주고, 무너진 관계도 다시 회복시키는 적극적이고 강한 사랑이다.

미국과 전세계에 잘 알려진 포커스 온더 패밀리의 제임스 답슨 박사에게 한 여성이 이런 내용의 글을 편지로 보내왔다. 행복하게 살던 그녀의 가정에 어느 날 남편이 불륜의 관계에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 여성은 말할 수 없는 충격과 괴로움 속에 빠져 있는데, 그 남편은 아내에게 모든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부정한 관계를 청산하지 않았다. 그 여성은 괴로운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하다 이런 다짐을 했다. 하나님 앞에서 맹세한 결혼서약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남편이 이대로 죄악 된 삶을 계속 살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되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여성은 모든 결과를 하나님께 맡기고 남편이 범하고 있는 죄악에 대해 단호하고 강하게 맛서기로 했다. 그래서 그 여성은 남편을 똑바로 보고 이렇게 말했다. “나는 당신이 두 여자 사이를 전전하는 이런 죄악 된 생활을 계속하도록 그대로 둘 수 없습니다. 당신은 지금 간음죄를 범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일 당신이 이런 죄악 된 생활을 계속한다면 하나님이 반드시 당신을 벌하실 것입니다. 당신은 선택해야 해요. 당신이 하나님 앞에서 서약하고 결혼한 나와 당신의 자녀들을 선택하든지, 아니면 그 여자를 선택하든지 하셔야 만해요!” 그 여성은 진심으로 남편을 사랑했기 때문에 그렇게 단호하고 강하게 말할 수 있었다. 그렇게 말한 여성은 혹시라도 남편이 떠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하나님께 메어 달려 도우심을 구했다. 그 결과, 남편은 불륜의 관계를 청산했고, 그 여성은 자신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사랑의 은혜로 용서받은 것을 생각하며 남편을 용서했다. 그리고 그 여성은 자녀들에게도 아빠를 계속해서 존경하도록 가르쳤다. 그 가정은 회복이 되었고, 이전의 행복과 기쁨을 되찾았다.

비난하고 정죄하고 관계를 끊고 포기하는 것이 강한 것이 아니다. 자신이 받은 아픔과 상처를 참고, 죄악을 긍휼과 자비로 감싸고, 회복을 위해 인내와 희생으로 수고하는 온유함이야 말고 강한 사랑이다. 하나님은 우리 안에 이런 온유한 사랑이 자라 가기를 원하신다. “모든 겸손과 온유로 하고 오래 참음으로 사랑 가운데서 서로 용납하고”(에베소서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