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진리로 거룩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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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 (두란노침례교회 담임)

 

하나님께선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에서 건져내신 후, 그들을 시내산으로 인도하셨습니다. 백성들을 약속의 땅으로 곧바로 보내지 않으신 이유가 뭘까요? 하나님께서 시내 광야에서 행하신 일들을 살펴보면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선 시내산에 임하셔서 십계명을 주셨고, 백성들은 십계명을 지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십계명을 통해 하나님과 백성들 간에 언약 관계가 세워진 겁니다. 그후 모세를 불러 십계명을 두 돌판에 새겨주시면서 증거판이라고 부르셨습니다. 하나님과 백성 간의 언약 관계를 증거하는 돌판이란 뜻입니다. 그런 후 성막을 짓고 그 증거판을 넣을 증거궤를 만들어 성막 중 가장 중심이 되는 지성소에 넣어 보관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선 우상이 가득한 이방 땅에서 430년 동안이나 지낸 이스라엘 백성들의 영적 상태를 잘 아셨던 겁니다. 그래서 백성들의 마음에 자기들은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라는 사실을 각인시켜주신 겁니다. 자신의 거룩한 정체성을 확신하지 못하면, 이방인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 가나안 땅에서 백성들은 길을 잃고 헤맬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십계명, 즉 하나님의 말씀을 도구로 사용하신 겁니다. 이제 이스라엘 백성들은 언약의 말씀을 통해 자기들이 다른 민족과는 달리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요한복음 17장에 담긴 주님의 기도도 이 연장선에 있는 겁니다. 먼저 주님께선 제자들을 세상 가운데로 보낸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잃은 영혼을 구원하는 전도 사역을 펼치신 것처럼, 제자들도 세상에 들어가 똑같은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과정에서 주님은 아주 중요한 말씀을 하십니다. 저희들을 위해, 즉 제자들을 구원하기 위해 주님도 당신을 거룩하게 하셨다고 말씀하십니다. 그 뜻을 이해하기 위해선 주님께서 광야에서 사탄으로부터 시험받는 장면을 떠올려야 합니다. 사탄은 시험과 유혹을 사용해서 주님께 자기처럼, 자기 생각처럼 살자고 유혹합니다. 같은 부류가 되자는 겁니다. 그러나 주님은 시험과 유혹을 이겨내시며, 당신은 사탄과 다른 거룩한 존재라고 선포하셨습니다. 이때 주님께서 거룩함을 지키기 위해 사용하신 도구가 바로 하나님의 말씀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주님께선 제자들에게 소명을 주어 세상 가운데로 보내시면서, 제자들도 주님처럼 진리, 곧 하나님의 말씀으로 거룩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기도하신 겁니다. 이 기도의 응답으로 성령님께서 이 땅에 오신 겁니다. 오셔서 우리 믿음의 성도들이 하나님 말씀을 잘 지켜 행함으로 세상으로부터 구별된 삶을 살아가도록 돕고 계신 겁니다.

종교 개혁을 통해 카톨릭 교회의 소수 리더들만이 독점하고 있던 성경을 모든 성도들이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금속 활자의 발명과 종교 개혁을 이끈 리더들의 자기 나라 말 성경 번역 작업이 큰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그 이후 주님 오시는 날까지 끊임없이 계속되어야 할 개혁이 남았습니다. 바로 성도들이 세상 속에서 성경 말씀만이 진리라는 이 불변의 진리를 삶을 통해 증거하는 일입니다. 지금 우리는 성경 말씀을 구시대의 유물, 이 시대에는 맞지 않는 시대착오적인 주장 등으로 몰아붙이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시험받으시던 광야 못지 않게 험악하고 혼돈된 시간과 공간을 살아가고 있는 겁니다. 그 속에서 교회가 점점 궁지에 몰리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시대적 환경 속에서 우리 믿음의 성도들은 더욱 더 하나님 말씀대로 살며, 우리의 삶을 통해 하나님 말씀이 진리라는 것을 직접 증거하는 거룩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2020년 새해에는 이렇게 구분된 삶을 통해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이 되어 수 많은 잃은 영혼들을 주님께로 인도하는 참제자의 삶을 살아가게 되시길 축복하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