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노이주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아동 백신 지침을 따르지 않고 기존 주정부 기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일리노이주 공중보건국(IDPH)은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서명한 행정명령에도 불구하고 미국소아과학회(AAP)의 권고를 계속 적용한다고 밝혔다. 해당 권고안은 홍역·볼거리·풍진 혼합백신인 MMR을 비롯해 독감, 코로나19, A·B형 간염 백신 등을 아동에게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행정명령은 MMR 백신을 한 번에 접종하지 않고 홍역, 볼거리, 풍진 백신을 각각 별도의 일정으로 나눠 접종하도록 권고했다. 또 A·B형 간염, 수막구균, 독감, 코로나19 백신 일부는 모든 아동에게 일괄 권고하기보다 고위험군이나 의사와 보호자의 판단에 따라 접종하도록 기준을 낮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골드 스탠더드 아동 백신 권고안’이라고 명명하고 각 주에 관련 법과 지침을 변경하도록 촉구했다. 그러나 학교 입학을 위한 백신 접종 의무 등은 연방정부가 아닌 각 주정부가 결정할 권한을 갖고 있어 일리노이주가 반드시 따를 의무는 없다.
JB 프리츠커 일리노이주지사는 이번 행정명령을 “수십 년간 축적된 연구와 과학적 증거를 뒤집을 수 없는 무분별한 문서”라고 비판했다.
일리노이주는 지난 2월 주 예방접종 자문위원회가 미국소아과학회 권고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에 따라 2세 이전까지 B형 간염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최소 1회 이상의 코로나19와 독감 백신, MMR 1차 접종, A형 간염 2회 접종을 권고한다. MMR 2차 접종은 4~6세 사이, 독감과 코로나19 백신은 이후 매년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사미어 보라 IDPH 국장은 특히 MMR 백신을 여러 차례 방문으로 나눠 접종하라는 연방정부 지침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접종 간격이 길어질 경우 다음 접종 전에 예방 가능한 감염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리노이주는 지난해 말 자체 백신 지침을 마련할 수 있도록 주법을 개정했으며, IDPH가 권고하는 백신은 주정부 규제를 받는 보험사가 계속 비용을 보장하도록 했다. 이는 연방정부가 일부 백신 권고를 축소하더라도 주민들의 접종 선택권과 보험 보장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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