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사 “특정 종교 위한 시설은 차별”…무슬림 사회 반발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미국 텍사스주(州) 공항이 무슬림 승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추가로 설치하려던 계획을 취소하면서 종교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일(현지시간) 댈러스-포트워스국제공항(DFW)이 무슬림을 위한 ‘우두’ 세정 시설을 추가 설치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우두는 무슬림이 하루 다섯 차례 기도에 앞서 손과 팔, 머리, 발 등을 물로 씻는 의식이다.
DFW는 보안검색 구역 밖에 있는 남녀 화장실에 우두를 할 수 있는 시설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공항의 우두 시설을 문제 삼고 나서면서 계획이 취소됐다.
애벗 주지사는 공항에 보낸 서한에서 특정 종교 집단을 위한 시설 제공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공항에 대한 조사를 연방정부 교통부에 요청하고, 우두 시설 설치에 관여한 지방정부 기관에 대한 주정부 보조금도 재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DFW는 이후 우두 증설 계획 취소 사실을 발표했다. 다만 공항 측은 취소 결정이 애벗 주지사의 서한 발송 전에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무슬림 단체와 전문가들은 특정 종교집단의 필요에 맞춘 편의 시설 제공은 차별이 아니라며 애벗 주지사의 주장을 반박했다.
헌법학자 아스마 우딘은 “종교적 중립은 모든 종교에 정확히 동일한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정부가 종교적 정체성을 이유로 특정 집단을 강요하거나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텍사스 주정부가 무슬림 혐오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재선에 도전하는 애벗 주지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장관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반(反)무슬림적인 발언을 해왔다.
애벗 주지사는 지난해 무슬림 시민권 단체인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를 외국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CAIR는 이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애벗 주지사는 댈러스 지역의 대형 모스크 단지를 중심으로 추진되는 주거단지 개발을 막으려는 공화당의 움직임도 주도했다.
이와 함께 텍사스 당국은 교육 지원 프로그램에 이슬람계 학교를 포함하는 것을 거부했다가 법원의 제동을 받기도 했다.
현재 텍사스의 무슬림 인구는 성장세라고 WP는 전했다.
미국의 무슬림은 약 460만 명이고, 이 가운데 약 31만3천명이 텍사스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스턴 일대에는 현재 200개 이상의 모스크와 이슬람센터가 세워졌고, 댈러스-포트워스 지역의 무슬림 인구는 10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