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인생 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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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웅(자유기고가/글렌뷰)

미국에 사는 한인 교포들은, 해바라기가 태양을 따라 움직이듯이, 고국 소식에 촛점을 맞추어 놓고 사는 분들이 많다. 모든 동물은 귀소본능이라는게 있다. 인간 역시 마찬가지이다. 몸은 미국에 있지만 마음은 늘상 한국을 향해 있다고 봐야 한다. 즉 그런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이다. 지난 몇년간 기후변화가 원인이건, 또는 다른 이유에서 이건 간에 한국에서는 산 불이 많이 일어 났다. 이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의 노년들이 한국에 살 때는 식목일 (植木日)을 기준으로 해서 나무심기를 많이 했었기 때문이다. 당시엔 전국 각지 어딜 가던지 치산치수(治山治水)란 간판을 수도 없이 보고 살았다. 나무를 많이 심어서 홍수 재해를 막고자 하는데도 큰 의미를 두었다. 그런데 50여년전에 심어논 나무가 불에 타서 없어진다고 하니, 아픈 마음을 달래기가 힘이 든다.
이런 걸 기억하고 마음 아파하는 것을 인생체력이라 말하고 싶은 거다. 과거만 생각하는게 아니라 미래도 생각하는 힘을 말하고 싶은 거다. 또한 현재의 생활 만족도도 좋다고 하면 그것이 바로 인생체력이 강하다고 봐야 한다. 100세 시대라 하여 100세를 넘기는 사람들은 건강 체력이 좋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 여기에 반하여 인생체력은 또다른 마음이 부자라는 것을 증명한다고 봐야 한다. 세상을 관조하는 마음의 여유가 풍부함의 기본이 되는 거다. 한국 고전에 나오는 말 중에 “ 심안이 제일락 (心安이 第一 樂) “ 이란게 있다. 마음이 안정이 되면 제일 즐겁다는 것으로 쉽게 해석이 된다.
일본은 1963년 부터 100세 이상 인구가 몇명이나 되나를 통계 내기 시작을 했다. 얼마전부터 많은 나라들이 100세이상이 몇명이나 되나를 확인하기 시작을 했다. 체력이라 함은 생명활동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신체를 조작하는 힘, 즉 몸이 가지고 있는 몸의 저항 능력을 의미 한다. 체력의 힘이 커지는 것은 모두가 건강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이것을 바처주는게 바로 인생체력이라는 거다. 건강체력을 기준으로 해서 봤을 때, 100세 이상의 생존자로 보는 인생체력이 강한 나라는 일본이다. 미국이 5등 정도이고, 한국은 20등 정도가 된다는 세계보건기구의 통계를 본 적이 있다.
인생체력을 키우는데는 뭐니 뭐니해도 먹는 즐거움에서 부터 시작인듯 하다. 인간의 첫번째 욕구가 식욕이 아닌가 말이다. 그러나 잊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두개의 기념일이 있다. 생일과 사망일 이다. 현실을 직시하면, 생일을 맞게 되는 인간은 적어지고, 사망일을 맞이 해야 할 인간들은 늘어 나고 있다. 각 나라마다 은퇴자의 수가 늘어 난다는 것은 노동인구의 감소를 뜻하는거다. 노동인구의 감소는 복지혜택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게 된다.
한인들의 노년을 보면 지금 새로운 인생체력을 키우는 움직임이 강하게 일어 나고 있는 듯 하다. 일본의 예를 들어 보면, 앞으로 몇년안에 100세 이상의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거라고 예측을 하고 있다. 7, 8년 후면 100세가 넘는 노년의 수가 20만명에 이를 거라는 추측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에 사는 한인 밀집 지역에서 나타난 새로운 현상이 점점 커져가고 있는게 있다. 나이들어 가며 식사의 취미(?)가 일본 음식으로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거다. 어느 곳을 가던지 좀 좋다는 일본 식당에는 한인 노년들로 가득함을 보게 된다. 물론 경제적으로 안정된 분들이지만, 뒤 늦게나마 인생체력이 강함을 갖고 있기에 나타나는 새로운 방향전환으로 보고 싶다. 노년을 이렇게 보내는 분들은 이미 건강체력을 갖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체계적인 체력 단련의 결과는 건강체력과 인생 체력을 고루 갖춘 분들이라 칭하고 싶다. 그런 분들이 100세를 넘기는 것은 쉬운 듯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