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귀화자 3,800명 미만… 2022년 3만3천명서 큰 폭 감소
신청자 감소·수속 지연 겹쳐 귀화자 급감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투표 참여 차질 가능성
연방 이민국 “엄격 심사 시행… 시민권 취득에 지름길 없을 것”
시카고 지역의 신규 시민권 취득자 수가 올해 들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리노이 북부 연방법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시카고 지역에서 시민권을 취득한 사람은 3,800명에 못 미쳤다. 이는 2022년 한 해 동안 약 3만3천명이 시민권을 취득했던 것과 비교해 크게 줄어든 규모다.
다만 올해 수치는 현재까지의 누적 집계다. 그럼에도 시민권 신청 처리 속도가 지난해보다 크게 둔화했다는 것이 이민법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민법 전문 변호사 캐슬린 바누치는 신규 시민권자 감소의 배경으로 시민권 신청 감소와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의 처리 지연을 꼽았다.
바누치 변호사는 “올해 시민권 신청 처리 실적은 지난해의 약 40% 수준에 불과하다”며 “사건 적체와 불필요한 심사 지연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방정부의 시민권 처리 속도가 늦어진 정확한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이로 인해 신청자들 사이에 불확실성과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합법적인 영주권자인 시민권 신청자들 가운데서도 해외여행을 꺼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처리 지연으로 가족이 함께 시민권을 신청하고도 결과가 엇갈리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최근 시카고에서 열린 시민권 선서식에서 귀화한 러브 도디 씨는 “아내와 같은 시기에 시민권을 신청했지만, 아내의 심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리노이 북부 연방법원의 버지니아 켄들 수석판사도 신규 귀화자 감소를 직접 체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켄들 판사는 “열심히 노력해 시민권을 얻는 사람들의 자부심을 예전만큼 자주 볼 수 없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시민권 처리 지연은 오는 11월 중간선거 참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민권 취득 절차를 마쳐야 유권자로 등록하고 연방선거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누치 변호사는 “많은 사람이 11월 선거에서 투표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시민권을 신청했다”며 “그러나 심사가 늦어지면서 투표권을 행사하려던 계획이 현실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민권 취득자 감소가 트럼프 행정부의 전반적인 이민정책 방향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현 행정부가 신규 시민권자 증가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그의 해석이다.
반면, USCIS는 시민권 처리 둔화가 엄격한 심사와 검증 절차를 적용한 데 따른 결과라는 입장이다. USCIS는 서면 성명을 통해 시민권 신청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크 케일러 USCIS 대변인은 “바이든 행정부는 최소한의 검증만으로 시민권 신청을 승인하는 데 우선순위를 뒀다”고 주장했다. 이어 “USCIS는 전국적으로 엄격한 심사와 검증 절차를 시행하고 있다”며 “시민권 취득 과정에서 편법이나 지름길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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