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이 수백만 명에 달하는 미국 유권자 등록 자료를 수집한 행위가 선거 개입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다시 제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2주 전 황금시간대 연설에서 처음 공개적으로 제기한 내용이다.
백악관은 30일 중앙정보국(CIA), 국가안보국(NSA), 국토안보부, 국가정보국장실의 승인을 받은 설명자료를 통해 중국이 확보한 유권자 자료에 “공개되지 않은 정보도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백악관은 어떤 비공개 정보가 유출됐는지, 어느 주가 영향을 받았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행정부 관계자는 미 정보당국이 중국이 자료를 구매하거나 절취 또는 해킹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전체 자료 가운데 어느 정도가 이 같은 방식으로 확보됐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또 중국계 해커들이 2022년 상업용 웹사이트에 저장돼 있던 유권자 등록 자료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미국 유권자 등록 자료 2억2,000만건을 수집했다는 주장은 이달 초 처음 공개됐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기밀 해제된 정보 문건들을 공개하며 미국의 선거 시스템이 “재앙적일 정도로 취약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중국의 유권자 명부 수집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선거자료 유출”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선거 전문가들은 다수 주에서 유권자 등록 자료가 공개돼 있고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다며 반박했다. 유권자 명부를 확보했다고 해서 반드시 투표 절차를 방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주마다 공개하는 유권자 정보의 범위는 다르다. 일부 주는 등록 유권자의 전화번호와 생년월일까지 공개하지만, 다른 주는 이 정보를 비공개로 관리한다.
행정부 관계자는 중국의 자료 수집이 수년에 걸쳐 진행됐으며, 2020년에는 18개 주에서 수천만건을 확보했고 2023년까지 총 2억2,000만건을 수집했다고 밝힌바 있다.
다만 중국이 특정 후보의 승리를 돕기 위해 여론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놓고는 정보기관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대부분의 정보기관은 중국이 선거 개입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사이버 담당 정보관은 소수 의견으로 중국이 소셜미디어 게시물 등을 통해 트럼프 선거운동을 약화하려 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미국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워싱턴 주재 중국대사관은 이달 초 “중국은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지켜왔다”고 밝혔다. <김승재 기자>
